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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끝없는 대중문화 표절 논란, 약자가 사과하는 사회

영화서 웹툰·가요·책까지 무명 원작자가 되레 "죄송"<br>막대한 비용에 소송도 못해


"지난해에 (미나문방구) 기사가 떴을 때부터 저희는 신경 쓰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영화 내용이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저희 만화가 원작인 줄 알고 보러 가시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독자분들께 죄송하기도 하고 좀 속상합니다."

영화 '미나문방구'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표절 대상이 된 웹툰 '미스 문방구 매니저'의 원작자(필명 캐러멜)가 아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안타까운 심정을 글로 남겼다.

어쿠스틱레인이 자신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봄봄봄'의 로이킴과 그의 팬들에게 밝힌 글은 더욱 안타깝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창작자의 상황이 절절히 배어 있기 때문이다.

"저는 여러분이 다운 받으시거나 스트리밍을 하신 숫자만큼 매월 업체에서 정산을 받아 생활하는 영세사업자입니다. 여러 업체 중 멜론과 엠넷의 수입이 거의 다입니다. 이렇듯 엠넷은 저에게 너무나 중요한 회사입니다. 로이킴씨는 그 회사에 소속된 가수이십니다. 또한 저는 CJ E&M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돈을 벌어야 하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로이킴 팬 분들 깊이 헤아리셔서 오해를 푸시기 바랍니다."

표절을 한 당사자도 아닌 표절의 대상이 된 작가와 작곡가가 움츠려들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현실은 차라리 '저작권 시장'의 역설로 보인다.



영화 '베를린' '광해, 왕이 된 남자', 그리고 개봉 예정인 '스파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신의' '선덕여왕' '아이리스', 예능 프로그램 '퍼펙트 싱어 VS', 로이킴의 '봄봄봄', 크레용팝의 의상 콘셉트 등등. 표절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ㆍ드라마ㆍ가요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표절 판결을 받은 것은 '선덕여왕' 한 편이며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이 난 작품도 '아이리스' 한 편뿐이다. 대부분의 논란은 단지 논란에 그쳤다. 표절 여부는 오직 비용이 많이 드는 법적 공방을 통해서만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절의 대상이 되는 창작자는 영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들통날 공산이 큰 유명 작가의 작품을 베끼는 예는 거의 없다. 표절을 밝히기 위해서는 창작자 본인이 고소를 해야 하는데 변호사 상담비용만 수십만원 이상이다. 소송 단계에 접어들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대부분 대형 기획사 혹은 제작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라 승소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창작자들은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움츠려든다. 법 이외에도 약자일 수밖에 없는 무명의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나 시스템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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