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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 물의 경제학
입력1999-03-21 00:00:00
수정
1999.03.21 00:00:00
우리나라 국민들의 물소비량은 가히 세계 최고수준이다. 97년말 현재 기준으로 1인당 하루 소비량은 409ℓ. 미국의 425ℓ에 비해 다소 적지만 프랑스의 214ℓ, 영국의 279ℓ, 일본의 393ℓ보다 많다. 이는 단순비교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을 감안할 경우에는 미국을 앞지른다. 말그대로 물을 물쓰듯 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물쓰듯한 물을 쓰는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현재와 같은 물소비량 증가율(연간 1.2%)을 감안할 경우 2011년 이후 심각한 물부족현상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역별로 부분적인 물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수도권 주택건설예정지에는 물부족으로 주택건설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중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인 김포지역은 용수부족을 이유로 사업승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자체의 판단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물을 물쓰듯한 과소비 형태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없다. 물의 낭비는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물값(원가의 56~73%)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평균 물값은 ℓ당 298원. 스위스 제네바(2,725원), 오스트리아 빈 (2,118원), 영국 런던(952원), 일본 도쿄(1,411원)에 비해 3분의 1~9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물값은 오히려 과소비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낮은 물값은 광역상수도건설 등 신규시설 투자가 부진해지고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를 지연시킨다. 이는 결국 수돗물 품질을 저하시키고 비싼 생수소비를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일부 국가는 물값 인상을 통해 수요억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 경우 물값을 인상하기 전에는 하루 400ℓ의 물이 소비됐으나 값을 올리고보니 300ℓ밑으로 줄어들었다.
물값을 10% 인상할 경우 광주직할시의 연간 물사용량 1억4,300만톤을 웃도는 1억7,500만톤의 물소비 감소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또 100%인상할 때는 소양강 댐의 연간 공급량 12억톤보다 많은 17억5,100만톤의 소비억제 효과가 기대되고 있지만 물값인상을 반길 국민은 많지 않다. 그러나 물값인상에 대한 추가부담을 꺼린다면 되레 더 많은 부담이 들 가능성이 높다. 생수 1톤의 공장도 가격은 26만원인 반면 수돗물 가격은 톤당 316원이다. 수도물값이 생수가격의 0.1%에 불과하다.
결국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국민들의 수질보전에 위해 얼마만큼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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