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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위기=국가 위기'… 정부 머리 맞대고 노조도 동참해야

[기로에 선 현대차] 2부 <하>

신차주기·조직 유연화하고 시장 선도할 신기술 개발로

현대차만의 차별화 전략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럴 때일수록 신발 끈을 조여 매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의 어려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형태의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위기와 기회가 같이 있었지만 지금은 위기만 있다"는 현대차 고위 관계자의 말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아직 비상경영에 돌입할 수준은 아니지만 2008년과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에 필요한 것으로 속도경영과 함께 신차주기 유연화와 시장 선도기술 개발을 꼽고 있다. 이번 기회에 노사관계 개선 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차 주기·조직 유연화해야=현대차는 보통 5년마다 신차를 내놓는다. 지난 2009년 새 모델이 나왔던 '쏘나타'는 지난해에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였고 현대차의 주력인 '아반떼'는 2010년에 이어 올 하반기 신차가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보다 유연한 신차 전략을 써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조직의 개편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현대차가 당분간 버틸 수 있는 체력은 있지만 금융위기 때와 달리 미국 '빅3'는 부활했고 일본 업체들은 엔저를 등에 업고 질주 중이다. 독일 완성차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3~5년 주기로 새 차를 만들고 1~2개 차종 잘 팔아 먹고 사는 시스템"이라며 "신차 생산 주기를 좀 더 유연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연구소를 비롯한 관련 부서에서 달라진 시장 환경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차만의 장점을 확연히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차 성능이 개선돼야 하는데 눈에 띄는 편의나 안전 관련 신기술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가 연구개발(R&D)을 6조원 정도 하는데 독일은 30조원이나 하고 있다"고 했다.



고도화된 자동차 금융을 통한 판매를 늘릴 필요도 있다. 현대차는 영국에서 잔존가지 보장 할부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봤고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들이 하지 못하는 1시간 내 대출승인 여부 확인 등으로 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도 머리 맞대야…노사관계 근본 변화도 절실=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위기가 국가적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현재의 대외상황은 개별기업에 풀 수 있는 차원이 아닌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전직 고위관료는 "기본적으로는 기업이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면서도 "가장 큰 어려움이 환율에서 나오는데 이는 개별 기업이 풀 수 없는 만큼 정부가 경쟁국 기업의 수준에 맞게 경영환경을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같은 환경규제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노사관계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인기모델인 '투싼'의 혼류생산에 합의하고 통상임금은 임단협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수준과 과도한 복지요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강경한 노동조합의 변화 없이는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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