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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WB 대항마 '브릭스은행' 만든다

印·브라질·러 등 추진…글로벌 금융 지도 지각변동 올 듯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신흥국의 경제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전담할 브릭스 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브릭스 국가들은 고속성장으로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지만 국제금융의 양대 축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선진국 중심으로 움직이는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왔다. 브릭스 은행이 현실화될 경우 중남미 지역의 남미은행, 아시아권의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 움직임과 맞물려 서방권이 주도해온 세계금융 권력 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인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가 신흥국 지원을 위한 은행 설립방안을 브릭스 국가들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24~2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또 다음달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브릭스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국제금융 권력인 IMF와 WB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데 불만을 표출해왔다. 브릭스의 형님 격인 중국의 IMF 지분이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ㆍ일본 다음인 6.39%로 높아지고 인도ㆍ러시아ㆍ브라질의 지분도 모두 늘어났지만 IMF 내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미미하다.

개발도상국 지원이 설립명분인 WB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15일 퇴임의사를 밝힌 로버트 졸릭 WB 총재 후임에 "신흥국 후보도 WB를 이끌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신흥국들의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현재 WB 후임 총재 1순위에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이번에도 'IMF 총재=유럽, WB 총재=미국'이라는 등식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브릭스 국가들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의 후임이 신흥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에게 돌아간 바 있다.

이 같은 좌절을 연이어 맛본 브릭스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은행을 독자적으로 설립해 국제금융시장이 선진국 입맛대로 흘러가게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더구나 남미권이나 아시아권도 역내 금융안정과 개발 프로그램 지원 등을 위해 독자 은행을 설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방이 독점해온 금융 권력에 어느 정도의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경우 2007년부터 남미지역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남미은행 창설을 주도해왔다. 아시아권도 'AMF 출범'이라는 장기목표의 전단계로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의 규모를 이르면 오는 5월 현재의 1,2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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