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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미술 속살을 보다

■ 서울대미술관 '리: 퀘스트' 전<br>쿠사마 야요이·스가 키시오 등 1970년대 이후 활동 작가 53명<br>6개 섹션 나눠 112점 선보여 재일교포 이우환 작품도 전시

무라카미 타카시의 '플라워 스마일'

한국과 일본은 흔한 말로 가깝고도 먼 사이다. 근대화 과정을 먼저 겪은 일본 경제의 성과는 한국으로서는 뛰어넘고 싶은 경쟁 상대이면서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독도,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사무친 원한을 안겨준 역사적 채무자다. 미술사적 관점에서 보면, 두 나라는 근대기엔 주류 미술계의 변방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반면 현대미술로 넘어와서는 각자의 색채와 방향성을 드러내는 다양한 시도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서울대미술관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일본 현대미술사를 조망하는 'Re: Quest-197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전을 오는 4월 14일까지 연다. 지금까지 일본 유명 작가들의 한국 개별 전시는 종종 선보였지만 현대미술사를 관통하는 작가 수십명의 작품을 일거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영걸 서울대미술관 관장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1970년대 이후 활발하게 활동한 53명의 작품 112점을 통해 일본 현대미술을 역사적으로 재검토하고 한국 미술과의 동시대성에 대한 담론도 구체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울트라 사고' 섹션에서는 기존 체제에 대한 변혁의 의지가 강했던 1970년대부터 서구중심주의에서 탈피해 '차별성'에 방점을 찍었던 1980년대, 그리고 정보화와 세계화가 가속화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아를 확장시킨 시대적 경향에 주목한 작가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올해 초 루이비통과의 협업(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 받았던 '도트의 여왕',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 작품 '물방울 강박', 후나코시 가츠라의 '날개를 펼친 새가 보였다', 오다니 모토히코의 '손가락 스패너' 등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두 번째 '이해ㆍ오해ㆍ커뮤니케이션' 섹션에서는 1990년대 이후 일본 내 미술 시장이 축소되면서 젊은 미술가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이러한 문화 교류와 이동의 경험을 통해 일본 미술계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눈뜨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라카와 슈사쿠의 '소리를 삼키는 자', 아라키 노부요시의 사진 연작 '센티멘탈한 여행, 겨울 여행', 모리무라 야스마사의 회화 초상 '소년' 등이 전시됐다. 특히 루이비통의 멀티 컬러 모노그램 디자이너로 유명한 무라카미 타카시의 '플라워 스마일(Flower Smile)'이 주목할 만하다. 무라카미 타카시는 팝 아트와 오타쿠를 합성한 신조어 '포쿠(POKU)'를 만든 일본 팝 아트의 1세대 주자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감과 만화 같은 그림이 특징이며 화려한 색으로 장식돼 활짝 웃고 있는 캐릭터 같은 꽃이 등장한다. 그의 뒤를 잇는 제2세대 팝 아티스트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도 3점이나 선보여 눈길을 끈다.



세 번째 '우선 확실성의 세계를 버려라' 섹션에서는 물질을 일방적으로 가공하고 지배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상정했던 기존의 인간관에 반기를 들고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한데 모았다. 재일교포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다이얼로그', 스가 키시오의 '연체', 다카마츠 지로의 '천의 느슨해짐' 등이 전시됐다. 네 번째 '모더니즘의 유산과 그 너머' 섹션과 다섯 번째 '미술의 언어로 말하기' 섹션에서는 회화 형식으로의 다시 복귀하거나 기존 고급 예술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일련의 시도가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위기 시대의 유연한 상상력' 섹션에서는 1970년대생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 작가들이 다양한 표현 매체를 이용해 소소한 일상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고바야시 타카노부, 마루야마 나오후미, 스기토 히로시, 다나카 코키, 아오키 료코+이토 존의 협업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관람료 3,000원. (02) 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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