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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야 ‘제3후보’ 될까
입력1997-05-14 00:00:00
수정
1997.05.14 00:00:00
황인선 기자
◎“바른 것 따르겠다(순수기정)” 출마 가능성 시사/“DJP측서 공조바탕 추대해 줬으면” 기대도「조순 서울시장이 오는 12월 대선때 야권의 제3후보로 등장할까.」 조시장이 최근 대선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서 야권의 대선후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서울시의회의 시정질의 답변과정에서 『내우외환으로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사회에는 불신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사회지도층에서는 아무런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묻는 질문에 맹자를 인용, 『세상일에는 운명이 아닌 것이 없지만 바른 것을 따르겠다(막비명야 순수기정)』고 말해 야권이 제3후보로 추대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본심」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는 해석이 강하다.
조시장은 또한 지난 4월하순 유럽과 이집트 순방중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수욕정이 풍불지(나무는 가만히 있기를 원하지만 바람이 가만두지 않는다)』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둔 그가 이번 대선에 출마할지 아니면 서울시장 재선을 노릴지 미지수다.
조시장은 그러나 서울시장 재선도 좋지만 경제난국 극복을 포함, 국정전반을 관장하는 대권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국적인 선거조직과 자금 등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그는 독자적인 출마보다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체제아래 실질적인 야권의 단일후보로 추대되는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
조시장의 한 측근은 이와관련, 『신한국당이 이회창 대표를 비롯 이수성·이홍구 고문 등 누구를 여권 대선후보로 내놓는다해도 DJP(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힘을 모아 야권의 새로운 후보로 조시장 같은 분을 추대할 경우 수평적 정권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조시장의 야권 단일후보 성사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정치상황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한보게이트」와 지난 92년 대선자금 문제로 위기에 몰린 김영삼정권과 신한국당이 공정한 경선과정을 거쳐 참신한 인물을 여권 단일후보로 선정한 다음 그를 중심으로 각종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의 인기를 되찾을 때 야권의 제3후보론이 강력히 대두될 것이다.
더구나 「3김청산」바람이 거세게 불어 DJ와 JP 등 누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다해도 대권쟁취 가능성이 희박할 경우 수평적 정권교체 차원에서 권력분점을 전제로 DJP가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공약으로 표방하면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시장을 밀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도 13일 이와관련, 『아직 마땅한 인물을 찾을 수 없지만 국민적 바람이 있는 만큼 제3후보론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반면 여권의 일부 대권주자들이 후보경선 과정에 불만을 갖고 신한국당을 떠나 단독 출마하는 사태가 발생, DJP공조만으로 대권쟁취 확률이 높다고 판단될때 조시장이 추대될 확률은 높지않다.
지속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해 온 야권이 또 내각제 개헌 시기와 권력 배분 등의 문제를 놓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공조가 깨질 경우 조시장의 단독 출마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민회의와 자민련, 민주당 어느 한 쪽에서 무소속인 조시장을 영입, 대선후보로 추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조시장의 대권후보 등장은 여야 정치권의 대선구도와 민심 흐름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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