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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씬플레이빌 발행인 "공연예술 잡지로 13년 버티니 인정 받게 됐죠"

독보적 공연예술잡지 씬플레이빌

한해 한해 견디다 보니 기회 생겨

판매량·광고·명성 자연스레 쌓여


"버티면 삽니다. 공연예술 잡지로 13년을 버티니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세월이 약인 거죠."

정연주(39·사진) 씬플레이빌(Scene Playbill) 발행인은 6일 서울경제신문에서 인터뷰를 갖고 불황에 시달리는 출판잡지 업계에서 살아남아 롱런하는 비결로 '버티기'를 들었다. 버티는 것은 일종의 투자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장에서 살아남으면서 그만큼 노하우가 쌓이고 네트워크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뉴욕대(NYU) 대학원에서 뮤직비즈니스를 전공한 뒤 지난 2003년 씬플레이빌을 창업했다. 공연예술 업계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은 잡지는 씬플레이빌이 많지 않다는 게 정 대표의 말이다.

"씬플레이빌은 매달 다양한 공연을 표지에 내세워 발행하고 있는데, 창간호는 세계적인 창작 뮤지컬로 거듭난 '난타'로 장식했습니다." 이후 창작 공연 붐을 타고 대거 등장한 문화 잡지들이 출판 불황의 늪을 건너지 못한 것과 달리 씬플레이빌이 살아남은 비결이다. 이러다 보니 일간지에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 글로벌 기업도 씬플레이빌에 먼저 광고를 싣겠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정 발행인은 "글로벌기업 A사는 각 분야의 대표적인 매체에 광고를 하나씩 하는데 공연예술 잡지에는 사실상 씬플레이빌밖에 없으니 우리에게 광고를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렇게 한해 한해 견디다 보니 기회가 생겼다. 과거에 인터뷰 했던 예술가가 행사를 주선해주고, 그 행사에서 다른 예술가를 만나는 식으로 기회는 점점 더 늘어났다. 정 발행인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VVIP(최상위 고객)를 위한 행사를 위해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섭외를 요청했는데 씬플레이빌이 연결해줬다"며 "과거 국내에서 루돌프 부흐빈더 음악회를 씬플레이빌이 주최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경영 노하우가 계속 쌓이다보니 판매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정 발행인은 "일반적으로 전체 잡지 판매 기준 상위권에 있다"며 "인기 뮤지컬 배우가 표지모델로 나오면 전체 1위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13년이란 시간은 명성도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유명인들도 씬플레이빌을 기억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 발행인은 "조정석, 조승우, 김준수, 박효신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도 플레이빌 표지 모델에 나섰다"며 "특히 유명 뮤지컬 스타들이 속속 씬플레이빌과 단독 인터뷰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씬플레이빌은 모바일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는 게 정 발행인의 고민이다. 그는 "모바일 시대에도 계속 살아남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네이버, 다음카카오, SK플래닛 등 플랫폼 업체와 콘텐츠 제휴에 대해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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