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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방과후 돌봄서비스] 학교 공간 활용한 초등돌봄교실… 맞벌이 부부 든든한 후원군으로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의 오후돌봄교실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악기 오카리나를 함께 배우고 있다. 아래 사진은 돌봄교실 단체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건강 요가 프로그램. /사진제공=교육부

저학년 대상 2004년부터 시행
예체능·놀이체험·일기쓰기 등 종합적인 케어 프로그램 제공
오후 10시까지 운영 큰 호응

교육부, 지역기관과 연계 강화
돌봄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등 수요자 중심 안전망 확보 매진
돌봄교실 인력 확충도 잰걸음


# 정연화(39)씨는 회사에서 일이 많아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면 항상 초조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 때문이다. 어린 딸이 학교를 마치고 혼자 귀가해도, 학원으로 갔다가 집으로 향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오가는 길 안전 문제가 걱정되는데다 수업 뒤 엄마와 만나는 시간까지 아이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늦게까지 아이를 보살펴주는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서 이 같은 부담을 한결 덜었다. 정씨는 "퇴근 시간 때문에 일부러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되고 아이를 데리러 갈 때까지 학교 안에서 선생님들이 지도해 주니 마음이 놓인다"며 "돌봄교실에서 숙제, 준비물 등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관리해 주니 바쁜 직장인 엄마로서는 든든한 후원군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회복하기 위해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양질의 육아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의 초등학교돌봄교실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은 기존 학교 시설을 이용,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양질의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완성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미취학 아동과는 달리 취학 연령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는 학교 수업 이후의 종합 케어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데 착안, 기존 학교 공간을 활용한 무료 돌봄 서비스라는 '혁신'을 이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를 낳는 것도 고민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어렵다는 것이 출산율 기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출산 이후 젊은 부부들을 짓누르는 양육 부담을 국가 차원에서 덜어준다면 출산 기피 현상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돌봄교실은 2004년 초등 저학년 '방과후 교실' 운영을 시작으로 꾸준히 확대, 발전해왔다. 아이들이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도 안전한 보살핌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 돌봄교실 사업의 첫 출발이었다. 이후 돌봄교실 사업은 지난해 상반기 방과후 돌봄서비스 기관의 연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방과후 돌봄서비스 범정부 통합지원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같은 해 11월 178개의 지역돌봄협의체 구축을 완료했다. 또 78개교에서 '초등 방과후 돌봄 모델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초등돌봄 교실의 확대ㆍ연계 운영 방안도 모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단위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안내하는 '2014 초등돌봄교실 운영 길라잡이' 를 개발해 현장에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의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올 2학기에 123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우선 교실당 학생 수가 16명 이상인 돌봄교실 9,284실에 평균 80만∼120만원을 지원해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재료비, 교재비 등으로 활용하게 한다. 또 저녁돌봄을 운영하는 1,834개 학교에 안전관리 인력의 배치 비용으로 160만원을 추가 지원,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교육부는 시도 별로 다양하게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통합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 표준 운영모델을 개발, 일선 학교에 보급할 방침이다.

초등돌봄교실은 정규수업 이외의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방과후학교가 수익자 부담으로 오후 5시경까지 교과학습, 특기적성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초등돌봄교실은 수업 뒤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체능,놀이체험,숙제, 일기쓰기, 독서 등 인성 개발 등까지 염두에 둔 종합적인 케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학교에서는 별도의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교내 방과후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오후돌봄'과 '저녁돌봄'으로 나뉘어 오후돌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저녁돌봄은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방과후학교가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데 비해 저녁 돌봄은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직장인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호응이 크다.

돌봄교실의 시설비, 인건비, 교재비 등 운영비용은 무상을 원칙으로 한다. 학교 여건에 따라 급·간식비는 수익자 부담으로 처리하지만, 저소득층 등 교육비 지원대상은 무료 혜택을 받는다. 이와는 별도로 교육부는 올 2학기부터 돌봄교실의 학부모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경우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수익자 부담 프로그램을 일부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직장인 가정 등을 중심으로 돌봄교실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반응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또한 아이와 부모가 모두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우수 학교들이 전국적으로 증가하면서 더욱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독산초등학교의 경우 요일별로 창의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서울문화예술재단에서 연극프로그램을 무료로 선보이며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정 이외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광주 봉산초등학교는 생각돌봄, 마음돌봄, 체험돌봄의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와 부모 모두의 만족도를 높였다.

돌봄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와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지자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교육부는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확대,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질 높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우선 올해 초등돌봄교실을 확대 적용해 초등학교 1~2학년생 중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희망하는 모든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3학년 이상 학생들의 경우 기존의 참여한 학생을 중심으로 학교 여건에 따라 문호를 넓힐 계획이다.

초등돌봄교실의 기본 목표는 수요자 중심의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한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돌봄교실 확충 및 안전 확보 △방과후학교 등과 연계 운영 △지역사회 돌봄기관 간 연계 운영 △돌봄 인력 확충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이 확대 운영됨에 따라 전용교실 확보가 어려운 경우 저학년 교실과 특별실 등을 돌봄교실과 겸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간식이나 급식도 안전하게 제공되도록 식품위생법령상 적합한 업체의 완제품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사회 돌봄기관과의 연계도 강화, 돌봄서비스의 중복·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학교ㆍ지자체ㆍ지역 돌봄기관ㆍ지역사회 등과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 경기 수원율전초등학교는 지역 내에 있는 성균관대학교와 전기자동차 시운전 협조 교육을 진행하고, 수원생활체육회와는 실내 스트레칭 및 음악줄넘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학습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충남 공주 의당초등학교는 삼성꿈장학재단 교육지원 사업과 연계, 찾아가는 마을 공부방 1·2·3호점을 운영했고 전북 임실기림초등학교는 치즈마을, 전주대 등과 협약을 맺고 돌봄교실을 위탁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교육부는 돌봄교실 인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돌봄교실의 추가 확대에 따라 부족한 인력의 확충이 요구되는 가운데 인력의 전문성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돌봄전담사의 자격은 유ㆍ초ㆍ중등 교사, 보육교사 2급 이상 자격 소지자를 원칙으로 하고 돌봄전담사의 능력 개발을 위해 시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로 다양한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돌봄교실 업무를 맡고 있는 부산 아미초등학교의 김재경 교사는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 가장 익숙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라며 "학부모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바로 반영할 수 있어 학부모와 아이, 교사 모두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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