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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음 급한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 부지 매각 '속도전'

주변 시세 기준 110억 달하지만

파격적 가격 제안해 부담 낮춰

SPC 누적 결손금 규모만 637억

데이터센터 원활한 구축에 초점

대기업·빅테크 등 유치 기대감

솔라시도 개발 계획안. 사진=BS산업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에 단독 입찰한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컨소시엄이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내 수만 평 규모의 부지를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매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지 소유권자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측이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SDS 측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SDS 컨소시엄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 초기 투자금 등의 부담을 덜고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컨소시엄과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은 솔라시도 구성지구 내 약 2만 평의 매입 비용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기로 사전 협의했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해당 부지의 시세는 평당 55만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2만 평 부지 기준 약 110억 원 규모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은 솔라시도 개발을 위해 2007년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BS산업·BS한양이 대주주로 있으며 전라남도·전남개발공사·한국관광공사·광주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은 2012년 해당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이번 부지 거래 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SDS 컨소시엄 측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솔라시도 구성지구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상공리·덕송리 일원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약 632만 평에 달하며 이 중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능한 산업 용지는 약 50만 평이다. 삼성SDS 컨소시엄은 해당 산업 용지 가운데 약 2만~2만 2000평을 인수해 2028년까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SDS 컨소시엄은 연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종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부지 인수와 함께 건물 착공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목표로 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5000장 확보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 26만 장을 공급받기로 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삼성SDS 컨소시엄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대학·연구소 등에 AI 컴퓨팅 파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솔라시도 개발사업의 시작은 약 21년 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업도시개발특별법이 제정되고 지금의 솔라시도 지역이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여러 인허가를 거쳐 2013년 솔라시도 개발사업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95㎿(메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 전력 인프라 또한 확충했다. 2022년에는 솔라시도대교를 개통하면서 교통 접근성을 개선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했지만 산업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수익은 없는 상태에서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의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매년 100억 원 가까이 손실이 쌓이면서 지난해 말 기존 누적 결손금 규모가 637억 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산업 시설 유치를 통한 인구 유입과 거주 시설 확충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 해당 부지를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은 솔라시도 개발사업 추진에 탄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SDS 컨소시엄이 선제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섬으로써 해당 지역 내 전력 인프라 등 기반시설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국가AI컴퓨팅센터가 우리나라 AI 산업 발전에 필수적 인프라인 만큼 부지 가격에 욕심을 내 차질을 빚기보다는 원활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솔라시도는 수차례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라남도는 2023년 LG CNS(LG씨엔에스(064400)), 삼성물산(028260), BS산업 등과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또 올 2월에는 LS그룹 3세인 구본웅 씨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 투자사 ‘퍼힐스’와 체결된 약 15조 원 규모의 투자를 전제로 한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 합의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퍼힐스 측에서 약속한 투자금을 우선협상 기간인 180일 이내에 마련해오지 못했던 까닭이다. 현재 전라남도 측은 퍼힐스에 부여한 우선협상 권한을 해제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과 같은 대기업을 솔라시도에 유치한다면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삼성SDS가 입주한 데이터센터 단지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추후 다른 대기업이나 외국계 빅테크들의 솔라시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사전 협의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부지 매각가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아직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단독] 마음 급한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 부지 매각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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