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최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웹사이트에 실린 기고문에서 "올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명백한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금융시장이 자기만족에 빠져 꿈쩍 않고 있지만 한순간에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의 말처럼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이라크·시리아에서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 부상, 홍콩 시위 등 세계 곳곳에서 정정불안 사태가 터지고 있음에도 시장은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이에 대해 '합리적 자기만족'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금융시장이 이처럼 반응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제로 금리 유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의 희박한 전면전 가능성 △현 중동 사태가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점 등이 투자자들에게 시장 위험을 간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현재의 '합리적 자기만족' 상황이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며 세 가지 블랙스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가 첫 번째로 든 시나리오는 미국·유럽 등 서구권을 노린 IS의 테러 가능성이다. 루비니 교수는 "수백명의 IS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유럽과 미국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이 테러를 감행할 경우 금융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 금융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현 지정학적 리스크 악화에 따른 금융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홍콩 시위 등 현재의 지정학적 위기가 중국 경제의 둔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부정적 경제 재료와 맞물릴 경우 시장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