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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스루를 더 길게, 손목은 고정하고. 그렇지, 어깨를 시계추처럼 움직이면서…"
골퍼라면 거의 신조처럼 가슴 속에 새겨둔 퍼팅 조언들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퍼트를 하면서 '달인'의 경지에 오른 골퍼가 있다. 올해 캐나다 오픈과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등 2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둔 '퍼팅 귀신' 브랜트 스네데커(33ㆍ미국)다. 전형적인 '끊어치기'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그는 퍼트 능력지수인 퍼팅으로 얻은 타수(stokes gained-putting) 부문에서 2012년 1위를 차지했고 2013시즌에도 4위에 올랐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11월호가 스네데커의 '상식파괴' 퍼트 비법을 공개했다.
◇밀어치기의 허상=스네데커의 방식은 교과서적인 스트로크 원칙을 허물고 있다. 그는 밀어서 퍼트를 하기보다 끊어치듯 볼을 때린다.
밀어치기 스트로크는 볼이 부드럽게 구르기 시작하도록 해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스네데커는 끊어칠 때 더 일찍 구르기 시작하고 방향도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대다수의 골퍼들은 후방 스트로크는 짧게, 전방 스트로크는 길게 해야 퍼터헤드의 감속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폴로스루를 길게 하는 것은 인위적인 유도 동작이며 과도한 긴장을 불러 오히려 일관성을 떨어뜨린다."
그는 끊어치기 스트로크는 거리 맞추기도 수월하다고 말한다. 때리는 스트로크는 그린이 느렸던 옛날 방식으로 여겨지지만 스네데커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아주 빠르지 않은 그린을 이용하는 아마추어들에게 의외로 퍼팅 향상의 해답이 될 수도 있다.
◇손목 쓰고 폴로스루 없애라=끊어치기 스트로크의 핵심은 기존 상식과 반대다. 손목을 고정한 채 어깨를 시소처럼 움직여 퍼터를 컨트롤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네데커는 후방 스트로크를 시작할 때 손목을 부드럽게 뒤쪽으로 꺾어준다. 어깨와 양팔이 이루는 삼각형을 고정하려 하지 말고 양팔을 유연하게 유지하면서 손목을 꺾어주는 탄력에 맞춰 뒤로 빼준다. 어깨와 팔의 동작이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전방 스트로크로 전환한 뒤에는 양팔을 타깃 라인을 따라 움직이며 손목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그립 부분이 아니라 퍼터헤드를 볼 쪽으로 더 많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임팩트 때는 헤드가 평탄하게 움직여야 한다. 헤드의 로프트 각이 커지거나 줄어들면 볼이 튀어 오르거나 미끄러지며 출발한다. 이렇게 하려면 임팩트 후 손목을 타깃 방향으로 젖히지 않아야 한다. 스트로크는 임팩트 지점에서 거의 멈추고 폴로스루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네데커는 그립을 쥘 때 양손이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해야 끊어치는 스트로크의 컨트롤과 감각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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