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 여파로 줄줄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면서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채권의 디폴트 비율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용평가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앞으로 2년간 미국 기업들의 디폴트 규모가 4,500억~5,000억 달러에 이르고, 하이일드 채권의 디폴트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디스는 올해 하이일드 채권의 디폴트 비율이 16.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3.9~18.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하이일드 채권의 디폴트 비율은 지난 1933년대 15%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지만, 올해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 2007년에도 하이일드 채권의 디폴트 비율이 1%를 밑돌았음을 감안하면 올해 디폴트 비율이 얼마나 급증한 것인지 곧바로 드러난다. 경기 침체기였던 지난 1991년과 2002년 디폴트 비율도 각각 11.9%와 10.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대출 축소 등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디폴트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지난 6일까지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은 21개사로, 디폴트 규모는 총 431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규모는 2006년과 2007년 발생한 디폴트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것이다. 특히 호텔과 카지노를 포함한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경우 263곳 가운데 90% 가량이 디폴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케이블 TV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스가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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