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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거제조선소 가보니] 수십 척 동시 건조중… "LNG선 앞세워 불황 넘는다"

건조속도 세계 최고 수준

올 14척 수주로 경쟁력 입증

수요 늘어 시장전망 밝아

오는 4일 그리스 선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는 야리 LNG호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지난달 30일 찾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는 비어 있는 안벽(선박접안시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수십 척의 선박 건조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협력사를 포함해 약 4만명의 근로자가 수주 선박의 건조 공기를 맞추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선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는 말이 선뜻 체감되지 않을 정도였다.

수십 척에 달하는 건조 선박 중 오는 4일 인도를 앞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야리호'에 직접 올랐다. 야리호는 그리스 선주사인 카디프마린이 지난 2011년 7월에 발주한 4척 가운데 마지막으로 인도되는 막내 격 선박이다. 길이가 294m에 달하고 약 7만1,000톤 분량의 천연가스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일일 LNG 소비량과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올라 아파트 10층 높이에 해당하는 조타실에 오르자 막바지 도색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송하동 대우조선해양 부장은 "수주한 후 철저한 공정관리를 통해 예상 공기를 2개월보름가량 단축했다"며 "경기침체로 선박의 발주가격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공기 단축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이 배의 계약상 인도일은 이달 30일이었으나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한 달가량 앞당겨 4일에 선박을 넘겨줄 예정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배를 일찍 운용할 수 있어 이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송 부장은 "LNG선 건조 속도는 대우조선해양이 전 세계 조선사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LNG선 건조 경쟁력은 실제 수주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14척(40억달러) 규모의 LNG선을 신규 수주해 물량과 금액 모두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제쳤다.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선 입찰에서도 총 6척 중 4척을 쓸어담아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도 LNG선에 대한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LNG선을 회사의 새 먹거리로 삼아 조선업 불황의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으로 LNG 운반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전망도 밝다. 이선택 대우조선해양 이사는 "글로벌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LNG선박에 대한 상담이 물밀 듯 이어지고 있다"며 "LNG선 23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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