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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2월 1일] <1564> 마포아파트


1962년 12월1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대규모 아파트단지 준공식이 열렸다. 공급규모가 6층짜리 6개동(棟) 450가구. 유사 이래 최대였다. 자유당 시절 종암동과 충정로에 소규모 아파트가 건립된 적은 있지만 단지형 아파트는 사상 처음이었다. 마포아파트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첫 난관은 부지난. 안양으로 옮겨간 서대문형무소에 딸렸던 채소밭을 공원으로 변경하려던 법무부와 서울시를 건설부와 주공이 설득해 1961년 말 부지를 확보했으나 일반회계 예산이 614억원이던 시절에 2억3,000만원의 공사비가 문제로 떠올랐다. 미국 원조단을 설득해 간신히 자금을 조달한 주공은 엘리베이터로 움직이는 10층 건물에 중앙집중식 난방을 계획했지만 '초호화판'이라는 비판을 받고 규모를 축소시켰다. 준공 후에도 어려움은 여전했다. 연탄가스에 대한 두려움 탓이다. 주공 임직원들이 '숙박실험'을 자청해 문제가 없음을 입증해도 분양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해를 넘겼지만 입주자는 반도 못 채웠다. 5인 도시 가족의 월평균 생활비가 5,000원 남짓하던 무렵에 보증금 2만3,000(8.71평형)~5만2,000원(15.36평형), 월 임대료 1,880~4,290원이 부담이었다. 양변기에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볼기짝을 맞댈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을 가로막았다. 단지형 아파트 건설은 와우ㆍ청운ㆍ낙산 등으로 이어졌으나 '빈민용'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아파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69년 분양된 주공의 한강맨션 이후. 민간업자들도 이때부터 중대평형 공급에 적극 나섰다. 단지형 아파트가 선보인 지 47년이 흐른 오늘날, 대한민국은 거대한 아파트 공화국으로 바뀌었다. 1991년 재개발로 사라진 마포아파트는 주거문화 변혁과 주택의 재테크 수단화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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