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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세마녀의 날’ 영향권 진입
입력2003-12-05 00:00:00
수정
2003.12.05 00:00:00
이재용 기자
주식시장이 `세마녀의 날`인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의 영향권에 들어서며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무너지는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6,000억~8,000억원 가량의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에서 1,442억원의 청산매물이 쏟아지고, 주식만 묶어서 매매하는 비차익거래에서도 906억원의 매물이 나와 총 2,34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온 장본인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5,820계약을 내다팔며 시장 베이시스를 압박해 청산기회를 노리던 프로그램 대기매물을 시장에 쏟아내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조8,000억원대까지 불어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던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현실화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청산과정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시장 베이시스가 장중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오가는 혼조양상을 보이자 상당수 프로그램 차익거래자들은 적극적 매매를 자제하고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이라는 특성상 청산에 나서지 않더라도 만기 연장을 통해 배당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시만기 전까지 매수차익거래 잔액의 30% 가량인 6,000억원 정도의 매물부담이 예상된다”며 “12월물 만기가 지나더라도 3월물 베이시스의 약세가 예상돼 추가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도 만기를 앞둔 다음주 초반에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극대화되며 저점을 형성한 후 매물부담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지수약세를 우량주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시만기를 맞아 최대 8,000억원 수준의 물량부담이 예상돼 수급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외 경기회복세와 미국 증시의 안정적 흐름을 감안할 때 프로그램 매물이 충분히 나온 후에는 저점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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