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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기술혁신

자동차 운선기사가 최고의 인기직업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보수가 일반 월급쟁이의 몇배나 되고 요정에서 공짜대접을 받는 일까지 있었다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20새기 초반의 얘기다.그로부터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컴퓨터 전문가들에게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전산시스템을 가동중인 회사가 많지 않아 직장을 구하기 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데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요즘은 비싼 돈을 주고라도 이들을 모셔 가려는 회사들간의 경쟁으로 연봉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아는한 젊은이도 IMF여파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는 데 애를 먹더니 최근에는 억원대 연봉을 제시하는 회사가 몇군데 있어 선택에 갈등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억원대라면 웬만큼 큰 업체의 사장 연봉이다. 그 뿐이 아니다. 정보산업 관련 벤처기업은 그 간판만으로도 코스닥 시장의 주가가 폭등, 단기간에 수십억 혹은 수백억원의 돈을 벌었다는 사례가 빈번하다. 고급 요정은 이들 젊은 신흥 재산가들의 차지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같은 현상이 가져오는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괴롭다. 정보화에 따르는 설비투자와 인건비 부담은 물론이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확보했던 인력마저 무더기로 직장을 버리고 벤처기업으로 가는 바람에 대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다. 일확천금의 신화가 가져오는 상대적 박탈감과 대우의 차별화에 따르는 직장 내의 갈등도 간단치 않다. 그러나 이런 일은 기술혁신(INNOVATION)으로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는 과정에서는 의례 일어나는 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물며 지금의 정보화 추세는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가고 있다. 다소의 마찰이 없을 수 없다. 그럴수록 서둘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지원하는 등 대응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80년대부터 정보화를 주도하고 그 힘으로 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이 앞으로도 10년간은 정보기술의 지속적 개발을 예측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시점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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