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사진) 부산시장은 지난 선거 기간 중 '일자리를 만드는 시장'을 강조했다. 부산의 과거 영광을 되찾으려면 인재들이 몰려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서 시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일자리' 문제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서 시장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은 크게 투트랙으로 추진중이다. 하나는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내외 대기업을 부산에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서 시장은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위해 부산시의 행정 조직을 일자리 창출에 가장 적합한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조직을 뜯어 고쳐서라도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겠다는 파격인 셈이다.
그는 이어 "부산시와 부산지역 대학, 산업체가 힘을 합쳐 예산을 만들고 기술혁신과 인재육성을 이뤄나가면 좋은 일자리를 점차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서 시장은 정부의 각종 연구개발(R&D) 예산 등 국책자금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연구개발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부산시와 대학 산업체가 힘을 합쳐 국책과제를 발굴해 정부의 R&D 자금을 적극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4년동안 없던 일자리를 20만개나 더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 시장은 이를 의식한 듯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대기업 유치를 비롯해 선도기술 투자 등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부산 이전 공공기관, 대기업과 지역 대학과 협약을 맺어 지역 인재를 일정 비율로 채용하도록 지역 인재 할당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인재들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에 의무적으로 할당해 양질의 청년고용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기업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서 시장은 "부산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좋은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생산성은 높지 않다"며 "이로 인해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부산의 우수한 인재들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 시장은 "부산을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전세계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과 대기업이나 해외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취임과 함께 시장 직속으로 '좋은기업유치위원회'를 신설하고 투자유치과를 '좋은기업유치단'으로 확대 개편한 것도 이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서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를 언급했다. 그동안 부산은 서울에 이은 제2의 도시로 손색이 없었지만 지역인재가 이탈하고 산업기반이 침체되면서 점점 과거 영광이 잊혀져 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서 시장은 부산에 다시 꿈을 심어주기 위해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를 들고 나온 것이다.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를 이루기 위해 서 시장은 신공항을 포함한 서부산 지역의 대개발을 추진중이다. 서 시장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신공항 예정지가 바라보이는 가덕도 해변에 서서 부산시민의 열망을 담아 가덕도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며 "신공항을 포함한 서부산 글로벌시티 조성은 단순한 지역개발이 아니라 부산의 재생, 재활, 재도약을 위한 도시의 틀을 다시 짜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강과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들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돼 온 점을 보면 낙동강 권역이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이야말로 우리 부산의 미래를 만들어갈 동력"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낙동강 시대'를 위한 서 시장의 목표는 신공항 가덕도 유치다. '시장직을 걸겠다'고 할 만큼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의중을 잘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방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신념을 보면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신공항 프로세스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도시들이 협력해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입지선정결과 승복요구에 서명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 추진에 있어 적극적인 서 시장이지만, 늘 겸손을 강조한다. 서 시장은 "시정은 시장 혼자서도 안되고, 공무원과 시민이 함께 해야 성공한다"며 "무엇보다 저 자신부터 낮추고 겸손하고 따뜻한 시정을 펼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은 '일자리 시장'은 물론 각계각층의 그늘진 곳을 밝혀주는 '따뜻한 시장', 각종 사고와 재난에서 시민을 지키는 '안전시장',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준비를 튼튼히 하는 '미래시장', 시정의 변화와 혁신을 책임지는 '혁신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부산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는 일 욕심 많은 시장이라는 평가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니었다.
"서부산을 메가로폴리스로" '글로벌시티' 조성 플랜 수립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서부산 글로벌시티는 신공항과 부산신항을 기반으로 한 물류 중심지, 각종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기업 중심지로서 동남해 권역의 중추지역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서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북극해 자원개발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도 서부산권 글로벌시티에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서 시장은 부산의 항만인프라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해 서부산권 글로벌시티를 북극해 개발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랜드 플랜은 서부산 글로벌시티 조성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서부산권의 각종 대형 사업들을 연계하려는 체계적·종합적 계획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또 동남해경제권과 북극해 개발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기능을 도입해 '메가로 폴리스' 중심지를 구현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메가로폴리스는 메트로폴리스보다 큰 도시를 의미하는데, 서부산권 전체를 한데 묶어 다가올 북극해시대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에코델타시티, 가덕도 종합개발 등 강서구 일대에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들이 글로벌시티 조성계획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도 관심이다. 서부산권 개발의 핵심인 에코델타시티는 서 시장이 강조해 온 낙동강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도록 부분적으로 수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에코델타시티는 이미 보상이 시작됐고, 실시계획인가와 오는 11월 착공을 앞두고 있어 전면 재검토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서 시장의 생각이 접목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이후 잠시 중단됐던 가덕도 종합개발계획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 종합개발계획은 신공항과 연계해 오는 2032년까지 가덕도를 국제적 관광휴양지, 신공항 배후도시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2009년 수립됐다. 서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가덕도신공항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한 만큼 부산시는 신공항 진행상황에 맞춰 개발을 추진하되 현재 사업성이 높은 눌차만 지구 3.7㎢를 개발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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