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53)씨는 1년 전 황반변성이라는 안과질환을 진단 받고 주사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주사치료를 해도 좀처럼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추가 검사를 한 결과 회복이 더딘 이유가 백내장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시력은 점점 더 나빠지고 운전에도 어려움이 많아 백내장 수술을 바로 받고 싶었지만 황반변성을 안정시킨 후에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미루고 있다. 최씨의 주치의는 몇 개월 동안 주사치료를 통해 황반변성의 호전 상태를 지켜보면서 백내장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근 황반변성과 백내장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해 정밀한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쓸모없는 혈관들이 자라나거나 출혈이 생기면서 심한 시력 손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이 병은 특히 발병 초기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가까운 곳을 볼 때 사물이 약간 비틀려 보이는 것 외에는 뚜렷한 이상을 못 느끼다가 서서히 시력이 나빠져 결국에는 실명에 이르게 된다.
황반변성과 백내장은 노인성 안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65세 이상의 실명 원인 1위로 꼽히고 있는 황반변성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백내장 역시 노안이 시작되면 발병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 두 질환이 동시에 있을 경우 백내장 수술을 하기 전과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전에 정확한 검진을 통해 질환의 진행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황반의 손상이 의심되지만 백내장이 너무 진행돼 눈 안의 황반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백내장 수술을 먼저 한 후 황반 상태를 확인해 황반변성을 치료하기도 하고 보다 나은 수술 결과를 위해 백내장 수술을 하기 전에 황반변성의 치료를 먼저 진행하기도 한다.
백내장과 황반변성이 있어 백내장 수술을 해도 이미 황반변성이 많이 진행돼 시력 회복을 크게 기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황반은 시야의 중심으로 황반의 상태는 백내장 수술 후 시력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럼에도 백내장 수술을 하는 것은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보이던 시력마저 완전히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내장은 혼탁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황반변성은 수술보다는 약물 치료와 레이저 치료, 광역학 치료, 안구 내 주사 치료 등을 하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의 경우 증상에 따라 2가지 이상의 치료방법이 병행되기도 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금연해야 하며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의 섭취를 늘리고 외출시 가급적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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