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무부 차관의 ‘한·중도 역사갈등에 책임 있다’는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국방장관이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며 일본을 거들고 나섰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일 협력의 잠재 이익이 “과거의 긴장과 현재의 정치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한일관계의) 역사적 민감성을 인식한다”면서도 “우리 세 나라(한미일)는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사 갈등 해결보다 북한 핵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 복원이 시급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3국(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핵심요소”라며 “일본은 이 노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또 “두 중요한 동맹국(한국과 일본) 사이에 지난해 12월 정보공유 합의(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 약정)가 이뤄진 뒤 우리는 3국간 안보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밝힌 뒤 “나는 이 문제를 도쿄와 서울에서 동맹국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일본과 한국 방문(9∼11일)의 주목적이 3국 공조 복원에 있음을 시사했다.
요리우리신문은 카터 장관의 발언이 역사 갈등에서 한국과 중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를 담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2월 발언과 같은 흐름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카터 장관이 비판을 각오한 채, 향후 미국의 ‘재균형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한관계의 현상 타개를 호소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6일 요미우리와 인터뷰에서, 가해 주체를 거론하지 않은 채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로 표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난달 미국 언론 인터뷰 발언을 “긍정적인 메시지”로 평가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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