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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수입금지 해제요구

쌀협상 他품목 연계우려 고조…韓·美 고위급 농정회담

한미 고위급 농정당국자 회담에서 미국은 쇠고기와 오렌지 등에 대한 수입금지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 등 다른 쌀 협상 국가들도 미국처럼 쌀 개방 협상을 다른 품목과 연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림부는 27일 오후 과천종합청사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J B 펜 미국 농무부 차관이 미ㆍ일간의 쇠고기 협상 결과 등을 설명한 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미국은 우리 정부와 지난 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고위급 회담을 벌였지만 자국의 대책 등을 위주로 설명했을 뿐 공식적으로 수입재개를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측은 또 병해충과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현재 수입이 금지돼 있는 오렌지와 닭ㆍ오리 등 가금류 고기의 수입재개도 요구했다. 농림부는 이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소비자 신뢰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오렌지와 닭고기 등의 수입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검역기술적인 사항이므로 전문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허상만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측에 ‘쌀 협상에서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올해 안에 쌀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국내 쌀 산업의 정치ㆍ사회적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미국측의 이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쌀 협상 과정에서 상대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다른 분야나 품목에서 양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쌀 협상 쟁점들이 논의되는 마당에 쇠고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자주적인 통상을 촉구했다. 전농은 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는 한편 추가적으로 쌀 개방을 강행한다면 농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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