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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힘들지만 도전 또 도전… "웃음줄 때가 가장 행복해요"

■ 멀고 먼 개그맨의 길… 방송사 공채 현장 가보니<br>무보수로 식권 하나만 받고 극단서 연기하며 꿈 키워<br>평균 경쟁률 200대1 웃돌아 수차례 떨어진 지원자 수두룩 "이번이 마지막 오디션됐으면…"

지난주 열린 한 방송사 개그맨 공채 오디션 현장에서 송경화ㆍ인화 자매가 힙합과 랩을 활용한 개그연습을 하고 있다. /이지윤인턴기자

전필구(29)씨는 5년째 극단에서 무보수로 개그공연을 하면서 전문 개그맨이 될 날만을 꿈꾸고 있다. 박형민(27)씨도 3년째 같은 극단에서 무보수 공연 중이다. 극단에서 주어지는 것은 오로지 그 날의 식권뿐.

지난주 모 방송사 개그맨 공채오디션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벌써 이 방송사 공채에서만 4~5번 고배를 마셨다. 수입이 없기 때문에 오디션을 위해 옷 한 벌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씨는 이날 오디션에 입을 흰색 정장 한 벌을 위해 3개월을 일했다. 돌잔치 사회도 보고 허드렛일도 하고 박스도 주우면서 돈을 모아 11만원짜리 정장을 마련했다. 전씨는 "솔직히 이제 진짜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면접장으로 들어갔다.

지금의 스타 개그맨들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쉬운 길은 아니었다. 이수근씨는 11번, 김병만씨는 7번 공채에서 떨어졌다. 이번 공채를 최종적으로 통과한 사람들은 12명. 2,600여명이 지원했으니 217대1의 살인적인 경쟁률이다.

개그극단에서 일했던 최부기(26)씨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6년을 준비했다. 대학도 개그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갔고 군대에 가서도 개그동아리 등에서 개그를 했다. 그동안 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6번 응시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극단에 있으면서는 역시 경제적인 면이 가장 어려웠다. 마땅한 수입이 없어 주말 돌잔치 사회 등으로 겨우 돈을 벌었다. 그럼에도 개그맨의 길을 가려는 이유에 대해 최씨는 "내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즐거움을 느꼈던 게 내가 한 개그에 대해 주위사람들이 크게 웃어줄 때"라고 말했다. 박씨 역시 그럴 때 희열을 느낀다며 "같이 웃으면 즐겁잖아요"라고 말했다.



공채개그맨에 최종 선발됐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합격한 김회경(30)씨는 "개그맨이 됐지만 힘든 것은 개그맨 지망생일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아이디어"라며 "일주일 안에 정말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게 안 나오는 게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오늘도 미래의 스타를 꿈꾼다. 박씨는 "제2의 유재석이 되기보다 제1의 박형민이 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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