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8월13일] 래넥 권홍우 편집위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가격 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의료장비. 내과와 흉부외과 의사들의 필수품. 뭘까. 청진기다. 등장시기는 1816년. 프랑스 의사 래넥(Rene Laennec)의 발명품이다. 청진기가 나오기 전까지 서양 의학에서는 어떻게 병을 진단했을까. 의사가 환부에 직접 귀를 댔다. 히포크라테스 시절의 진단법이 그대로 내려온 것이다. 1761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타진법’이 등장했다. 좋은 수박을 고를 때처럼 환부를 두드려 병의 유무를 판단한 것이다. 환자들은 이를 꺼렸다. 특히 여성들이 직접 신체접촉을 통한 진단을 싫어했다. 효과적인 진단법을 고민하던 30대 중반의 의사 래넥은 어느날 나무대롱을 가지고 소곤거리며 노는 아이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종이를 말아 환자의 몸에 대고 청각을 집중시켰더니 직접 듣는 것보다 훨씬 또렷한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길이 25㎝, 지름 2.5㎝의 나무통을 만들고 가슴을 뜻하는 그리스어 stethos와 scope를 합성해 ‘stethoscope(청진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진기를 이용해 3년 동안 심장과 폐에 대한 진단과 수술 등 임상실험의 결과를 담아 1819년 발간한 논문 ‘간접 청진법에 대한 고찰’은 진단의학의 신기원을 열었다. 정작 자신은 선천적인 폐질환을 극복하지 못하고 1826년 8월13일 45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사망했지만 통념에 의존하던 진단을 과학적인 관찰의 영역으로 돌리는 업적을 남겼다. 병을 세분하고 복막염과 폐의 흑색종, 간경변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사람도 래넥이다. 간단한 구조의 래넥 청진기는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1851년에는 요즘과 거의 비슷한 형태의 청진기가 선보였다. 고가의 첨단 의료장비가 속속 등장하는 오늘날에도 청진기는 의료의 최일선을 지키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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