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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총재 '용퇴론' 하루만에 철회

"중앙은행 독립성등 고려않은 언행" 역풍에<br>與 "공식의견 아니다" 재경위서 언급도 안해

13일 국회 재경위에 출석한 박승 한은총재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박 총재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종철 기자

여당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박승 한국은행 총재 ‘용퇴론’이 하루 만에 수그러들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금융시스템 안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라는 역풍이 일자 열린우리당은 당의 공식 의견이 아니라고 해명한 데 이어 용퇴론을 주장한 의원들도 실제 질의과정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초 질의 보도자료에 “외환운용과 관련된 실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생각이 없느냐”는 내용을 담았다가, 실제 질의 때는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라는 시편 141편 3절을 인용한 체 용퇴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질의를 끝냈다. 김종률 의원도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박 총재 처신으로 한국은행의 신뢰가 실추된 만큼 임기와 관계없이 용퇴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으나, 실제 질의과정에서는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재경위 소속 우리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 박 총재의 용퇴촉구 문제를 논의한 결과, 가급적 자제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모임에서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강봉균 의원 등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인데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용퇴를 언급한 것은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 뿐이었다. 윤 의원은 “중앙은행 총재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과 그에 따른 시장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할 의사가 없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한국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라는 오해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FT가 왜곡 보도해 결과적으로 내가 순진했다”며 “본인의 부덕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 총재는 용퇴여부에 대해 “전후사정을 잘 헤아려 의원님들이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김종부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이 만루상황을 맞은 투수가 잘 하려다 폭투가 일어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재경위에서는 박 총재의 용퇴문제 보다 부동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 저금리의 과잉유동성 때문이라며 투기수요를 억제할 한은이 직무유기를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의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중의 하나가 저금리 장기지속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현재의 부동산과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박 총재는 “현시점에서 금리인하 충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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