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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북 국붕장관회담에 거는 기대
입력2007-11-13 17:19:51
수정
2007.11.13 17:19:51
이제까지 남북 군사회담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뤄져왔다. 남북 국방장관 및 장성급 고위 군사회담과 교협력 사업지원(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관련 남북 군사실무대화가 그것이다. 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지난 2000년 9월25~26일 양일간 제주도에서 열린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회담을 고집하면서 남한 당국과의 한반도 군사 문제 논의를 적극 거부해왔기 때문에 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개최는 남북관계사에 있어서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인 차원에서나 중대성을 지닌 것이었다.
동 회담에서 남북 국방장관이 “쌍방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이룩해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긴요한 문제라는 데 이해를 같이하고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 약속 역시 이제까지 이행되지 않았다.
또한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북 쌍방이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조치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와 선전 수단 제거 등을 내용으로 하는 4개항의 합의서를 발표하고 이를 이행한 바 있다. 이 같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한반도 군사 문제의 남북 당사국 해결이라는 중요한 선례를 남긴 것에 있어서 크게 평가할 만한 것이었다.
특히 남북한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한 군사적 실무 접촉과 대화는 수시로 이뤄짐으로써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사업이 순조롭게 완결됐다. 이 과정에서 남북 군사실무대표들의 긴밀한 군사적 협의가 진행됐으며 이는 본격적인 군사대화를 통한 남북한 군사적 신뢰 구축조치의 주요한 기술과 경험 축적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해상에 있어서도 남북한 수산 및 경제협력 협의가 되풀이되고 본격적인 남북수산 및 경제협력 노력이 진행될 경우 여기에는 자연히 남북 군사실무접촉이 수반될 것이고 이를 통해서 서해상의 평화 정착을 위한 군사적 신뢰 구축 경험이 점진적으로 축적돼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남북 군사실무접촉 및 대화는 제한된 분야의 군사 보장과 지원업무처리에 국한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남북한의 군사적 접촉은 본격적인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남북 군사대화로 연결하는 촉매제로 작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서해해상수산 및 경제협력 등 남북 교류 협력사업 추진 과정상 필요로 하는 남북 군사실무회담 형태의 대화를 확대해나감으로써 남북의 본격적인 군사대화 체계를 점진적으로 구축해나갈 필요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 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 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의 인민무력부장 간 회담을 올 11월 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한 약속 따라 남북 군사실무접촉에서 오는 27~29일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열기로 합의하게 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번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부정적 의도와 관련한 철저한 사전대비 태세를 갖춰나가야 한다. 먼저 북한의 제의들이 남북한의 현 정전 체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지 여부를 잘 따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회담이 우리가 의도하고 있는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 구축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유도해나가도록 해야 하며 현 정전 체제하의 한반도 군사질서에서 평화 체제하의 한반도 군사질서로 단계적으로 전환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회담을 서해해상 관련 북방한계선(NLL) 부정을 전제한 서해해상군사회담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측은 북측에 NLL 부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어떠한 허점도 제공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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