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사진) 삼성카드 사장에게 올해는 절치부심의 한 해가 될 듯하다. 그만큼 지난해는 최 사장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시련을 안겨줬다.
잘 알려져 있듯 최 사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글로벌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늘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고 삼성그룹으로 적을 옮긴 후에도 가는 곳마다 성공을 거뒀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 예컨대 삼성테크윈 내부비리, 고객정보 유출사건 등은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이 때문에 올해는 무너진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고객정보 유출사건이다. 조만간 경찰조사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는다. 현 기류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한 경징계가 예상된다. 앞서 해킹사고의 홍역을 치렀던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경징계를 받은데다 금융당국 역시 삼성카드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한 사전예방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에버랜드 지분의 추가매각과 매각대금 활용방안도 관심사다. 삼성카드는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각하면서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그 때문에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주가는 횡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마저 팔아야 하는 에버랜드 지분은 3.64%. 삼성카드는 올 4월 이내에 새로운 투자자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대금은 1차적으로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지만 신규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와의 재계 라이벌 대리전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승부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올해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간의 사적 인연이 알려지면서 호사가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CEO 모두 승부사 기질이 남다른 만큼 올해 두 카드사 간 경쟁은 흥미로운 관전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어느 한쪽이 독주하는 모양새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