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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같은 저성장을 피하려면 무상복지 대신 개인의 책임과 합리성을 존중하는 복지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 선별적 이민제도를 도입하고 여성을 노동 시장에 끌어들여야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71·사진)이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소르망은 유럽에서는 노동 시장과 복지제도에서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바우처 제도, 부의 소득세(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개인에게 정부가 최저생계비와 실소득 간의 차액만큼 보조하는 제도) 등 두 가지 제도를 검토해보라고 제안했다.
소르망은 "무상교육·급식을 지원하기보다는 가정에 바우처를 주고 바우처로 가정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부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복지 시스템의 효율성은 올라가고 개인의 선택의 자유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부의 소득세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은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잘 살 권리가 있고 그 권리를 정부가 보장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부의 소득세제의 강점은 국민이 지원받는 금액을 원하는 대로 지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 어디에 지출할지 결정하는 만큼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을 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르망은 "육아·보육제도를 보완해 여성 인력을 노동 시장으로 더 많이 끌어들이고 합법적인 이민자의 수를 정하는 선별적 이민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소르망은 "모든 힘이 대기업 쪽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한국에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탄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개방 경쟁을 유도하고 신규 진입자들이 시장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가를 위해 개방된 시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문화는 어마어마한 자산이지만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경제 혁신, 사회 혁신, 자신의 문화를 존중하고 홍보하는 것이 모두 조화돼야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에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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