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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비엔날레 '포스트 박수근'展 참여한 장남 박성남 작가

"아버지처럼… 자신만의 언어·시대 담는 작가 나오길"

지난 23일 개막한 평창비엔날레의 메인전시 '포스트 박수근' 특별전에서 고 박수근 화백의 장남 박성남 작가가 자신의 그림 '나팔불때'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버지 그림에는 '나'라는 게 있었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당신만의 언어와 걸어다니던 토양, 자주 스케치했던 이웃과 자식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보릿고개를 거쳐 시대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라면 그런 게 필요합니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 바로 자신의 생이 들어 있어야죠. 서구의 회화와 팝아트가 뒤섞여 구분 안되는 요즘 미술에 아버지 작품들이 교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3일 개막한 평창비엔날레 '포스트 박수근' 특별전에 작가로 참여한 박성남(68) 작가는 아버지인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강원도 양구 출신으로 지난해 탄생 100주년, 올해 사망 50주기를 맞는 고(故) 박수근 화백을 기리는 의미로, 주제전 '생명의 약동(Elan Vital)'·특별전 'DMZ별곡'과 함께 평창비엔날레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포스트 박수근'전이라고 해서 똑같은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라는 게 아니라, 그 같은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작가를 키우기 위한 장이죠. 아버지 그림의 화두는 이 세상에 나온 그대로의 선함과 진실함, 그리고 소박함입니다. 그런 미학과 정체성이 학술적으로도 잘 연구되었으면 합니다."

그는 이번 특별전에 자신의 '나팔불때' 시리즈 2점을 선보였다. 검은 바탕에 푸른 빛의 에너지가 힘차게 휘몰아치고, 그 위 밥그릇처럼 움푹 패인 자리 위에 나팔수가 앉아있는 작품이다. 점점이 이어지는 빛 줄기와 나팔수의 표현에서 조심스럽게 아버지의 영향이 느껴진다. "움푹 들어간 곳은 그간 걸어온 상처이고, 나팔수가 그 위에 앉아 빛과 사랑을 노래하며 치료하고 있습니다. 풍선처럼 튀어나올 듯 투명하게 코팅된 곳은 빛으로 치유되고, 또 빛으로 변해가는 중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거죠."



그는 좀 더 세계적으로 아버지를 알리려는 계획과 함께 작가로서도 포부도 밝혔다. "아버지 그림은 약간 때 묻은 듯한, 꼭 선비가 며칠 입은 두루마기 같은 흰색이고, 썰물 때 흙이 밀려온 갯벌 같은 황토색입니다. 이같은 화풍과 색채, 미학을 세계에 더 많이 알리는 것이 숙제입니다. 이제 100주년, 50주기도 지났으니, 화가로서도 자신 있게 도전해볼까 해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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