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까지도 위기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제공조 문제가 내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주된 이슈가 될 것입니다." 리처드 포르테스(사진)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제학 교수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문제야말로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지금의 반짝 경기회복이 각국의 막대한 재정지출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문제를 다룰 만한 상황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포르테스 교수는 "다음달 코펜하겐에서 개최될 유엔 기후변화회의의 경우 오랜 기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후변화나 빈곤 퇴치 등의 문제는 다른 수많은 국제회의에서 천천히 다뤄져도 충분한 어젠다"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유럽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공동 주최로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되는 'G20과 세계 경제'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포르테스 교수는 내년 11월 G20 정상회담에서 국제금융체제 개혁이 주요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글로벌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도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IMF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세계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역시 심도 있게 토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11월까지도 위기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기 힘들다고 예측한 만큼 최근 세계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포르테스 교수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미국이 지난 3ㆍ4분기 3.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최악이고 금융 부문 역시 회복이 더디고 있다"며 "내년에도 미국의 고용지표가 나아지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회복이 더딜수록 미국의 무역불균형 해소 노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고 이는 곧 보호무역 확산 방지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몇 년간 자유무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고 평가한 포르테스 교수는 "유럽연합(EU)이 세계 자유무역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한ㆍEU FTA가 그 핵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한국의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 포르테스 교수는 "한국의 리더십을 전세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G20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내년 서울 정상회의가 어떻게 개최되느냐에 따라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위치가 평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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