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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동안 사업을 해온 선배 벤처 기업인으로서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다. '본인이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 테스팅업체 '인피닉'의 노성운 대표는 17일 서울 가산동 사무실에서 '1사1꿈나무'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청년 기업가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1사1꿈나무 모의창업'은 만 30세 미만 예비창업자들을 선정해 자금을 지원하고 선배 벤처기업인을 연계해 멘토로 삼는 프로그램이다. 노 대표는 지난해 말 본지 보도를 통해 1사1꿈나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고 창업진흥원에 자발적으로 신청해 후배 창업자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후배 경영자들이 저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꿈나무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동해 작은 보탬이 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와 인연을 맺은 꿈나무들은 '스튜디오 꼬막'의 박영준 대표와 '조이앤소프트'의 김성호 대표로 지난해 사업을 시작한 초보 창업자들이다. 노 대표는 후배들에게"경영자는 회사를 위해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기 마련인데 꼭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선은 작은 돈이라도 본인의 자금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가 운영하는 인피닉은 현재 연매출 100억원에 직원만 180여명이 넘는 알짜기업인데 지분의 98%를 본인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노 대표는 "물론 투자를 받는 게 나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면서 "확실한 오너십과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자금이 들어올 경우 회사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노 대표가 강조하는 창업자의 미덕은 '불굴의 의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0여년 전 사업 초창기에 사채업자에게 쫓겨 살해협박을 받았을 정도로 극한의 상황을 견뎌왔다고 한다. 노 대표는 "당장은 두렵고 미래가 불투명하게 느껴지겠지만 창업을 하고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숱한 위기가 찾아온다"며 "이런 때 최고의 해답은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열정에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처음 출발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도전 정신이 없다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며 "한마디로 죽어라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길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후배들은 선배에게 '창업을 하게 된 동기가 뭐냐'고 물었다. 노 대표는 "다니던 회사에서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회사 대표를 설득하다가 결국은 창업을 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노 대표는 멘토로서 후배들에게 단순히 조언에 그치지 않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적극 소개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김성호 조이앤소프트 대표에게는 즉석에서 스마트폰 프로그램 기술자와 마케터 등과의 만남도 제안했다. 노 대표는 "인피닉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최근 사내 벤처인 '유니클'을 창업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가산동 본사에서 벗어나 삼성동에 사무실을 열고 스마트폰, 테블릿PC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참신하고 창조적인 업체로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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