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가 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은 큰 상처로 남기도 한다. 그 상처를 이겨내는 방법은 두 가지. 괴로운 나머지 자신을 내팽개치는 것과 그 아픔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이를 서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말 그대로 ‘미치거나 (아픔을) 사랑하거나’다. KBS 2TV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각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드라마시티-미치거나 사랑하거나’(사진ㆍ연출 이정섭, 극본 유미경)를 31일 오후11시15분에 방송한다. 정신병원 의사인 선옥(윤지숙)에게는 마음에 아로새겨진 상처가 있다. 3년 전 남편과 함께 한강 고수부지에 갔다가 괴한에게 남편을 잃은 것. 이후 선옥은 술로 상처를 달랜다. 하지만 시간이 약인 법. 선옥은 새로운 삶을 살기로 마음 먹고 병원에 돌아온다. 다시 환자를 보기 시작한 선옥은 죽은 남편의 라이터를 갖고 있는 환자 덕호(정은표)를 만나게 된다. 덕호를 의심하게 된 선옥은 직접 그를 조사한다. 덕호를 조사할수록 그가 남편을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선옥. 선옥은 덕호가 발작 상태에 이를 때까지 그를 몰아세운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모두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다. 선옥이 그렇고 정신병원에 들어오게 된 덕호가 그렇다. 정신병원에 들어올 만큼 혼자서는 극복하기 힘든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선옥의 선배로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선옥을 좋아하는 연우(김승욱)도 마찬가지다. 작품은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상처를 풀어내고 또 극복해나가는지를 다룬다. 그만큼 드라마는 인생에 있어 상처의 의미와 해결 방안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맡은 이정섭 PD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상처를 지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용서와 주변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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