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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프런티어]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

"사업구조 탄탄한 종목 찾아 집중 투자"

계열사와 관계 유기적 기업, 면세점 등 독과점 산업 선호

연초 이후 수익률 30% 넘어 계약끝난 고객 70% 재투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이르면 올해부터 사모펀드 운용사에 등록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 자본금 등 일부 요건만 충족하면 전문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문사들의 투자기회가 넓어지고 기법도 다양해진다.

서울경제신문은 투자철학을 지키며 차근차근 자산운용사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는 '프런티어'들을 만나 그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투자자문사의 대표 대부분이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직함을 내던지고 소신 있는 투자철학을 지키기 위해 재야로 뛰어든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이들의 신선한 투자철학이 변동성 장세 속에서 시름에 잠긴 투자자, 노후자금 마련에 고심하는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시장이 독과점 형태로 형성된 산업, 사업구조가 유기적으로 짜여진 기업을 찾아 압축 투자하면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김태홍(사진)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실적이 개선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지닌 성장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쓰힐투자자문은 2,700억원의 일임자산과 2,500억원의 롱쇼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5,200억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김 대표는 "성장주는 기업이익이 늘어나며 주가도 오를 수 있는 주식을 의미하는데 실적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 등 외부요인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며 "성장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로쓰힐의 상품은 '다이나믹성장형'과 '다이나믹집중형'으로 나뉜다. 특정 종목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하는 투자자나 분산보다는 압축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집중형 상품에 가입한다. 그로쓰힐이 운용하고 있는 4개의 다이나믹성장형 상품의 설정 후 수익률은 모두 비교지수(벤치마크)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이들의 연초 후 수익률은 29.62~35.46%로 같은 기관 벤치마크를 9%포인트 넘어섰다. 같은 기간 2개의 다이나믹집중형 일임상품의 연초 후 수익률은 53.25%와 58.12%를 기록 중이다. 대부분의 펀드가 50~60개, 많게는 100여개의 종목을 담는 반면 이들 상품은 15~20개 수준으로 압축 투자해 높은 성과를 달성해냈다. 투자계약이 끝난 투자자 가운데 70%가 다시 그로쓰힐에 재투자할 만큼 고객들의 충성도는 높다.



김 대표는 사업구조를 중시하며 종목을 가려낸 점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점산업을 선호한다. 그는 면세점과 철강 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과점 형태로 운영되는 면세점 산업에서 초과수요가 발생했을 때 특정 사업자가 점포를 확장하겠다고 하면 그 기업을 매수하는 전략을 편다"며 "관광객이 소수의 면세점을 거쳐갈 수밖에 없어 증설한 면세점의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점 구조에서 초과수요가 발생했을 때 증설을 하지 않더라도 이는 매수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가격상승을 통해 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OCI머티리얼이 최근 1년 사이 200% 급등한 이유로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업이 전 세계에 3개에 불과한데도 증설을 하지 못해 결국 가격을 50%씩 올리는 전략을 택한 것을 꼽고 있다. 김 대표는 이어 "반면 중국 철강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철강사가 증설을 하든 가격을 올리든 기업이익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룹 계열사 간 관계가 유기적으로 짜여 있는지도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는 "신세계(004170)건설의 주가가 1년 사이 세 배가 됐는데 이는 신세계그룹이 오는 2020년까지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 때문"이라며 "복합쇼핑몰·아웃렛·백화점 등 확장 및 출점을 이어가려면 증축이 필요하고 결국 신세계건설(034300)에 수혜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값싼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신세계마트가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031440)로부터 조달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신세계푸드 주가에 호재"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자산관리에 보탬이 되고자 자문업을 시작했던 초심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970년 서울 출생 ▲1996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2007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주식운용 이사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 부사장 ▲2012년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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