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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운동/신바람] 가정에서 일터에서 웃음꽃 피우자

[신세기운동/신바람] 가정에서 일터에서 웃음꽃 피우자 짙게 드리워진 경제위기의 먹구름속에서 계층별, 이익집단간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어쩌면 경제지표상의 어려움보다 이 같은 대립과 반목이 사회전반에 던지는 불안감이 더 클지도 모른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회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앞이 캄캄한 것 만은 아니다. 굳이 5,000년의 역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세계가 주목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힘을 모으기만 하면 분명히 다시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다. 더욱이 우리는 한번 신바람이 나면, 신명의 리듬을 타기만 하면 누구나 고개를 젓던 '불가능'을 어렵지 않게 넘어온 특유의 저력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침체를 털어버리고 신바람의 공감대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먼저 선행돼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잘못된 의식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의 모든 가치를 '경제'라는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사회학자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잘못된 관념은 과감히 버리고 바꾸는 성숙한 국민의식', 그것은 건강하고 신바람 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행요건이면서 요체이기도 하다. ◇디지털시대, 여전한 아날로그 정치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4명중 3명 꼴로 우리나라는 살기 좋지 않은 사회, 50% 정도는 이민을 가고 싶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해 이 토록 비관적이라면 애국심도 생겨 날 수 없다. 김용학 교수(연세대ㆍ사회학)는 "요즘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집단적 욕구의 분출방법이 자포자기적이며 사회질서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사회해체 조짐의 전형"이라면서 낙후된 정치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야당시절 당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원용하여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을 막아낸 여권 등 일탈로 일관하고 있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들은 왜 힘없는 사람들만 법과 규칙을 지키도록 강요 당해야 하는가를 묻는 상황까지 왔다. ◇고질적 지연ㆍ학연 우선주의 특정 지역이나 학교출신이 정부 요직을 독점하는 현상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있다. 지연과 학연에 따라 울타리를 쳐놓고 편을 가르는 연고주의의 폐해는 적지 않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정부부처 국장급(3급) 이상 고위관료 중 영남은 177명, 호남출신은 122명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편중현상이 개선됐다지만 '위에서 끌어주고 밑에서 밀어주는' 패거리 인사는 여전하다. 연고주의는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다. 고향사람을 찾고 동문을 우대하고 핏줄을 따지는 풍토에서는 공정한 경쟁의 룰이 지켜질 수 없다. 안국신 교수(중앙대ㆍ경제학)는 "특히 경제와 인사문제는 반독재 투쟁과는 달리 뜨거운 가슴보다 찬 머리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력보다 간판위주 매년 재연되는 입시전쟁은 학벌 우대주의가 빚은 대표적인 산물이다. 얼마 전 S대 특차전형에서 떨어진 수험생이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한 것은 빗나간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번 2001년 입시서도 명문대라는 이름에 연연해 자신의 적성과 비전과는 관계없이 일단 붙고 보자는 막판 눈치보기는 여지없이 재연될 전망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일류대병의 원인은 무엇보다 실력보다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입사시험도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 보다 어느 대학의 졸업장을 받았는가를 먼저 따지다 보니 간판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망국적인 과외열풍도 정상적인 교육열이 아니라 학벌문화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안전불감증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산재보험 지급액은 총2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직ㆍ간접적인 손실을 합칠 경우 손실액은 무려 8조원에 이른다. 100억원 짜리의 큰 공장 800개를 산재로 날린 셈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재해 발생원인의 63%가 안전수칙 미준수ㆍ안전지식 부족ㆍ경험미숙 등이고 교통사고의 73%는 법규위반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박연홍 안전문화추진본부 사무국장은 "21세기 세계경쟁력 확보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주운전과 실종된 공중도덕 99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은 30여 만 명. 교통사고 2만3,000건에 1,000명 사망, 부상 4만 명. 사회적 비용은 국민총생산(GNP)의 7.2%인 30조500억원에 달한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운전자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공중도덕의 실종도 문제다. ▦식당에서 빈 밥그릇에 담뱃재 털기 ▦거리에서 가래침 뱉기 ▦유원지ㆍ경기장에서 쓰리기 버리기 등 고쳐야 할 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공중도덕의 실종에 대해 정진성 교수(서울대ㆍ사회학)는 "그 동안 정부정책이 경제적 빈곤을 탈피하기 위한 경제성장에 집중돼 선진시민 교육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족역할에 대한 획일적 사고 우리 주변에서는 "누가 이혼을 했다", "혼자 산다", "재혼을 했는데 자식과 문제가 많다" 등 핵가족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은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비난의 대상은 주로 여성에게 집중된다. 보수주의적 시각에서 이러한 현상은 분명 가정의 위기다. 가족이 해체됨으로써 가치의 혼란을 부르고 그로 인해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가정을 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가치관의 붕괴가 아니라 다양성의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수석연구위원은 "전통적 성 역할 태도를 고수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특성을 인정하고 자신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요구된다"면서 "가족법도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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