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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은 넘실~ 봄맛은 팔딱

경남 사천 삼천포<br>물오른 도다리 회·쑥국 잃었던 입맛 돌려주고…<br>동백꽃 길 따라 노산공원 오르면 한려수도가 한눈에<br>하얀 등대, 붉은 낙조·바다 남해의 금문교 배경으로 추억도 한 컷 '찰칵'

삼천포 항구의 풍경.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광어라는 말이 있듯이 삼천포 앞바다에서 잡힌 봄 도다리 쑥국은 일품이다.

실안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삼천포 앞바다 죽방렴의 낙조는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봄볕이 길어지면 사천 삼천포 어부들의 손길은 바빠진다.

제주도 근처에서 겨울 산란기를 지낸 도다리가 매년 3월 삼천포 앞바다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광어'라는 말이 있듯 봄에는 도다리의 맛이 최고다. 봄 여행지 중 사천을 최고로 꼽는 이유도 제철인 도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천의 항구 중에서 도다리 구경을 하기 쉬운 곳이 바로 삼천포항이다. 삼천포는 경남 서부 연안어업의 중심지이자 우리나라 3대 어항 중의 하나로 구항과 신항으로 이뤄져 있는데 구항으로 행선지를 잡아야 도다리는 물론 항구 주변에 펼쳐진 어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도다리의 본고장 삼천포항=삼천포항에서 항구의 활력과 갓 잡아 올린 도다리의 싱싱함을 맛보려면 이른 새벽이 좋다. 밤새 바다에 나가 거친 파도와 싸우며 그물 가득 도다리를 걷어 올린 어선이 하나둘 돌아오는 시간은 새벽 3시부터다. 이때부터 삼천포항은 활기가 넘친다. 어선은 항구에 정박하기가 무섭게 도다리를 쏟아내고 바로 경매에 들어간다. 새벽 5시면 경매가 끝나고 삼천포어시장에는 도다리가 넘쳐난다.

아무리 바다가 좋더라도 입이 즐거워야 여행길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법. 삼천포에 와서 도다리를 놓칠 수는 없다. 노점과 좌판, 포장마차가 늘어선 바닷가 쪽 도로변에서 싱싱한 도다리를 골라 회를 뜬다. 도다리는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로 먹기도 한다. 제철 가격은 1㎏에 3만5,000~4만원선.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15~20㎝ 내외)로 골라야 맛이 좋다. 큰 것은 보기에는 좋아도 뼈가 단단해서 세꼬시용으로 적합하지 않고 너무 작으면 먹을 게 없다. 산란기를 끝낸 도다리는 살이 꽉 차서 찰지고 쫄깃한데 하얀 살과 함께 씹히는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도다리는 광어와 비슷해서 자칫 혼동하기 쉽다. 구별법은 '좌광우도'라는 말처럼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에 몰려 있다. 또 광어가 입이 크고 이빨이 있는 데 반해 도다리는 입이 작고 이빨이 없다.

봄의 향기를 미각으로 만끽하고 싶다면 도다리 쑥국이 제격이다. 도다리 쑥국은 전라도의 홍어 애탕에 비견되는 경상남도의 대표적인 봄철 음식이다. 구수한 된장을 푼 뒤 파릇파릇한 쑥과 도다리를 넣고 끓여내면 잃었던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사천의 볼거리=삼천포어시장은 먹는 재미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크다.

삼천포어시장은 40년 전만해도 인근 어촌과 도서 지방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사고팔던 포구 물양장(수심 4.5m 이하의 소형부두)이었다. 싱싱한 생선이 들어오니 진주∙남해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됐고 지난 1978년 정식으로 시장이 개장됐다. 항구를 중심으로 활어와 회를 판매하고 농산물∙건어물∙조개류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노점이 즐비하다. 여느 전통시장과 다르지 않지만 풍성한 어류가 매대를 가득 메우고 있어 바닷가에 여행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도다리의 봄 향기가 채 가시기 전에 발걸음을 옮겨 삼천포 구항과 신항 사이에 위치한 노산공원으로 향한다. 바다를 향해 돌출한 언덕에 위치한 노산공원은 시원스레 펼쳐진 한려수도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포인트다. 동백꽃 떨어진 산책로를 걸어 바닷가로 가면 해변을 따라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다. 데크는 신항의 등대로 이어진다. 바닷가를 걸으며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추억 한 컷을 남길 수 있다. 노산공원 안에는 박재삼 시인의 문학관이 조성돼 있다. 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며 우리 민족이 경험해야 했던 경제적 빈곤을 시로 쓴 시인의 시집과 수필집을 문학관에서 만날 수 있다.

노산공원에서 내려오면 삼천포에서 공항이 있는 사천읍까지 실안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다. 실안해안도로로 가는 길 중간에 대방진굴항을 지난다. 삼천포항 옆에 있어 그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는 작은 항구다. 몇 척의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대방진굴항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것은 방파제 끝에 서 있는 하얀 등대 때문이다. 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하얀 등대는 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이고 카메라만 들이대도 작품을 촬영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대방진굴항은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다. '진'이란 군사시설을 일컫는 것으로 대방진은 고려시대 말에 남해안에서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군항시설의 하나다.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수군기지로 이용했는데 현재의 굴항은 조선 순조 때 진주병마 절도사가 진주목 70여개 면의 백성을 동원해 둑을 쌓아 1820년께 완공한 것이다. 남해 창선도, 적량첨사와 군사적 연락을 취하던 기지로 당시에는 300여명의 수군과 전함 2척이 주둔하고 있었다.

대방진굴항에서 실안해안도로는 지척이다. 해안도로가 시작되는 삼천포대교 아래 대교공원은 '일몰이 아름다운 거리'라는 이정표가 있으니 찾기 쉽다. 공원 주차장에는 커다란 거북선이 놓여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거북선을 출전시킨 곳이 사천해전이기 때문이다. 사천해전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60㎞의 바닷길을 조성한 것이 실안해안도로다.

실안해안도로는 바다와 어우러지는 길의 운치도 뛰어나지만 볼거리도 많다.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삼천포대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연상하게 하는 이 다리는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고 나서 2003년 4월에야 제 모습을 갖췄다. 낮에는 범선의 돛대처럼 바다 위를 가로지른 풍경이 멋있고 밤에는 오색의 조명이 반짝이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삼천포대교를 뒤로 하고 길을 따라 달리면 바다 한가운데 나무 말뚝을 박아둔 죽방렴이 보인다. 죽방렴은 조류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원시 어장으로 말뚝을 조류가 흐르는 방향에 맞춰 V자로 벌려두고 끝에 원통형 대발을 설치한 것이다. 거센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힘을 잃은 물고기가 대발에 모이게 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바다 물살이 가장 센 곳은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이고 그 다음으로 물살이 센 곳이 삼천포대교가 있는 사천 앞바다이다. 죽방렴을 설치하기에는 천혜의 조건인 셈이다. 그런 죽방렴은 해질 무렵이 되면 한 폭의 풍경화로 변한다.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와 바다, 그리고 죽방렴이 어우러져 멋진 낙조를 만들어낸다. 실안낙조는 사천8경의 하나로 빼놓아서는 안 되는 풍경이다.

해안도로가 숨겨 놓은 마지막 볼거리는 선진리성이다. 선진리성은 바다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조창이 설치돼 주변에 쌓은 토성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사천 지역을 장악한 왜군이 조창 터에 돌로 성을 쌓으면서 왜성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리성의 역사적 가치는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은 선진 앞바다에서 거북선을 등장시키며 왜선 13척을 침몰시키는 승리를 거뒀다. 역사는 이를 '사천해전'이라 적고 있다. 선진리성은 공원으로 정비돼 돌로 쌓은 성의 형태가 잘 남아 있고 안에 이충무공 사천해전승첩비가 세워져 있다. 이른 봄 성내 1,000여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은백색의 물결 사이로 사천 바다는 하얗게 물든다.




여행수첩

◇스케줄 짜기

▦당일여행코스

노산공원(박재삼문학관)→삼천포항→대방진굴항→창선∙삼천포대교→실안해안도로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남일대 코끼리바위→진널전망대→노산공원(박재삼문학관)→삼천포항→대방진굴항→창선∙삼천포대교→실안해안도로 낙조

둘째날 : 실안해안도로→사천대교→선진리성→항공우주박물관→다솔사→비토섬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사천시청 www.sacheon.go.kr

사천시청 문화관광홈페이지 toursacheon.net

항공우주박물관 www.aerospacemuseum.co.kr

박재삼문학관 www.parkjaesam.com

-문의전화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27

삼천포대교 공원안내소 055)835-1023

박재삼문학관 055)832-4953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대중교통

▦버스 : 서울남부버스터미널-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4시간 10분 소요.

▦자가운전 :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진주JC→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사천시청→삼천포항

◇숙박정보

사천관광호텔 055)855-0005

삼천포해상관광호텔 055)832-3004

엘리너스호텔 055)832-9800

양지모던모텔 055)852-1885

젠모텔 055)832-7723

폴라리스모텔 055)835-7468

◇식당정보

삼천포한정식, 회정식, 사천시 선구동, 055)832-7345

자연산횟집, 도다리쑥국, 사천시 서동, 055)832-2228

해안횟집, 도다리쑥국, 사천시 서동, 055)832-2700

재건냉면, 냉면, 사천읍 수석리, 055)852-2132

시골여행, 칼국수, 사천시 대방동, 055)835-5554

삼천포돌게장, 돌게장백반, 사천시 벌리동, 055)835-9052

오복식당, 해물정식, 사천시 동동, 055)833-5023

◇축제 및 행사정보

와룡문화제 2012년 4월 중 055-831-2721

사천세계타악축제 2012년 8월 중 055-831-2721

항공우주엑스포 2012년 10월 25일 ~ 28일 055-831-2061

◇주변 볼거리

다솔사, 남일대, 세종∙단종태실지, 대곡숲, 비토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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