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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국옷 어디서 샀냐" 외국인들 난리

[이젠 패션코리아 시대] 요우커 홀린 '한국 스타일'<br>해외명품 찾던 中관광객<br>국내 브랜드로 발길 돌려



"그 한국옷 어디서 샀냐" 외국인들 난리
[이젠 패션코리아 시대] 요우커 홀린 '한국 스타일'해외명품 찾던 中관광객국내 브랜드로 발길 돌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경기 불황기 국내 유통업계에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들이 '구원투수'로 떠오른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외국인 대상 '코리아 그랜드세일' 기간인 지난 11~27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추이를 보면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46.9%에 달해 국내 매출부진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중국인의 매출 신장률은 86.4%로 급등해 외국인 전체 신장률을 압도하며 '제2의 내수고객'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3~4년 전 국내 유입 초기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이 고가 수입 브랜드나 저가 국내 화장품 브랜드 구매로 양분됐다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국 유행 브랜드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급선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이 범 아시아권의 '트렌드 리딩 국가'로 떠오르면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모든 최신 경향에 중국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백화점 내 고가 수입 브랜드 매장에서 중국 고객 비중이 부쩍 줄어든 대신 중국인들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각종 국내 패션ㆍ잡화 브랜드 매장이다.

지난해 신세계에서는 춘제 등 중국 관광객의 한국방문 시즌에 '타임' '마인' 등 전통의 여성 캐릭터 정장 강호를 제치고 '지고트' '모조에스핀' 등 중국인 선호 브랜드들이 일제히 1, 2위를 차지하는 순위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해외 브랜드에 열광해온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시장을 알게 되면서 가격이나 지명도보다 브랜드 개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달라진 해외 관광객의 소비추이에 부응하는 전략을 내놓는 것이 백화점의 중점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백화점 업계에 본격화하기 시작한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 입점 및 로드숍,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강화 추세 역시 국내의 젊은층을 넘어 중국인들의 선호도와도 깊이 연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러브콜'은 고가의 국내 브랜드는 물론 중저가 캐주얼, 초저가 길거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를 막론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고유한 개성을 지닌 각종 패션 브랜드 발굴에 나서는 한편 고객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백화점 한곳에서 최신 트렌드 전반을 만끽할 수 있도록 백화점 자체를 먹고 즐기고 소비하는 '트렌드 전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보다 대중화된 '3세대 한류'에서는 개성 있고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브랜드가 환영 받을 것"이라며 "문만 열어놓으면 장사가 되던 시대를 지나 '무한경쟁'에 접어든 백화점의 변화를 한 축은 내국인, 또 다른 한 축은 해외 관광객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션코리아 시대 열린다] 글로벌 패션 집결지 가로수길
내·외국인 쇼핑객 북적… 유행 선도하는 K패션 메카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지난주 말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의 '코스(KHOS)'매장. 제품을 둘러보는 젊은 고객들 사이로 능숙한 중국어 발음이 흘러나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매장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중국인. 고객을 응대하는 20대 여성 직원도 한족 출신 중국인이었다. 롯데백화점이 국내 동대문 디자이너 등을 모아 자체 브랜드로 운영 중인 이 편집숍은 중국 톈진(天津)에 1, 2호점을 먼저 연 뒤 호응에 힘입어 지난해 영플라자가 재개점할 때 한국에 '역수출'됐다. 코스는 지난해 영플라자 신규입점 브랜드 중 국내외 고객을 통틀어 매출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매출의 30% 이상을 20~30대 중국 여성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고객에게서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고객들의 정서를 브랜드 배치나 인테리어ㆍ서비스 등에 담지 않고서는 성장을 논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백화점들이 어느 매장에나 있는 비슷비슷한 브랜드로는 차별화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변신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고객들의 달라지는 소비추세를 겨냥해 '환골탈태'를 시도하는 백화점의 최대 주요전략은 '길거리 브랜드 모시기'다.

동대문시장 등에서 활약하는 신진 디자이너는 물론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명동 등지의 유명 거리숍을 백화점에 전격 영입해 천편일률적인 매장구성에 다양한 개성을 입히면서 백화점을 외면해온 고객들의 발걸음을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브랜드는 기존 백화점 입점 브랜드보다 제품 가격이 저렴하고 물량회전도 빠른 편이어서 '글로벌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의류)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길거리 브랜드 중 다수는 오랜 영업에 기반한 편집숍으로 20~30대와 중장년 고객에게 두루 인기"라며 "해외 SPA 브랜드보다는 20~30% 비싸지만 품질은 백화점 수준으로 한수 위여서 (함께 입점한) SPA 브랜드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0월 재개점한 본점 영플라자는 매장 간 외벽을 허물고 의류ㆍ화장품ㆍ잡화 등 다양한 상품군을 한층에 자유롭게 분산 배치해 층 전체를 '길거리 상권'을 자유롭게 오가는 듯한 형태로 연출했다. 홍대 '카시나', 가로수길 '라빠레트', 명동 '스파이스 컬러''스마일마켓' 등 유명 길거리 브랜드숍이 모두 들어왔고 '마리스토리즈' '엘블룸' 등 입소문이 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 등이 가세했다.

이 밖에 롯데는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을 통해 발굴한 '팬콧' '3QR'를 10여개 브랜드 매장으로 키워냈으며 동대문 디자이너 편집숍 '코스'의 경우 매장개설 3개월 만에 4호점 오픈까지 성사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동대문 브랜드 '위드베이스'의 단독매장을 열면서 거리 브랜드 확충에 나섰다. 지난 2011년 단독매장을 연 지 1년이 안 돼 강남점 영캐주얼 부문 5위권에 진입,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신세계는 이어 지난해 7월 가로수길의 핸드백 브랜드 '힐리앤서스'를 오픈했고 지난해 2월과 3월에는 가로수길 편집숍을 모은 '신진 디자이너 슈즈 편집매장'과 '신세계앤코 컨템포러리 캐주얼' 매장을 각각 열었다. 이 중 힐리앤서스는 지난해 말 국내 거리 브랜드 중 최초로 롯데면세점에 둥지를 틀어 업계의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유플렉스 목동점ㆍ무역센터점 등에 토종 편집숍 브랜드인 '에이랜드(A-land)'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신진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인 '뽐므델리'를 전격 오픈, 한층 다양해지는 소비수요에 대응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백화점 3사는 길거리 브랜드 선발을 위한 신진 디자이너 영입전도 매년 정례화하기로 했다. 롯데가 지난해 6~7월 '제1회 패션브랜드 공모전'에서 5개 거리 브랜드를 선발했고 현대는 9월 '제1회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 신세계는 10월 '협력회사 입점박람회'로 각각 50개, 8개의 거리 브랜드에 문호를 개방했다.

업계 관계자는 "길거리 브랜드 열풍에 힘입어 고가 수입품 일색이던 백화점 편집숍이 중저가로 전환되는 분위기"라며 "보다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추세에 부응해 불황기 백화점 업계에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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