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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도 설득력도 없는 夏鬪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병원노조까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간산업에서 본격적인 하투(夏鬪)가 시작된 셈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사흘째를 맞으면서 이미 국제선 결항이 발생했고 화물기 운송도 일부 중단된 상태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시민들의 불편은 말할 것 없고 일부 수출물량 선적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가 신인도 추락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조종사노조가 내세우는 요구사항 중에는 일반국민의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할만한 내용이 없지 않다. 노조가 단체교섭에서 파업 철회의 전제로 내놓은 요구조건이 무려 78개나 되고 그 가운데는 비행직전과 직후의 알코올 농도 및 약물복용 검사 제외라는 항목까지 있다니 안전운항에 필요하다는 비행시간 단축 등의 다른 요구사항이 무색할 지경이다. 기내안전을 명분으로 경찰권까지 가진 조종사들이 자신들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심지어는 영어자격시험 폐지 요구까지 있다. 또한 병원노조도 19일 마지막 교섭에 나섰으나 산별노조에 대한 직권중재가 이루어지더라도 이와는 별도로 17개 개별 병원 노조들이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조정기한이 19일에 만료됨에 따라 일부 국공립 대형병원의 부분 파업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산별노조의 교섭과 개별노조의 조정기간을 일치시켜 최대한 파업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역력한 셈이다. 사실 7월 들어 한국노총이 노사정 위원회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중앙ㆍ지방 노동위원회의 근로자위원직까지 사퇴하기로 결의한데 이어 민주노총도 노동위원회 등 정부위원회 탈퇴를 벼르면서 노동계의 하투(夏鬪)는 시작됐다. 그러나 침체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경제를 감안한다면 여름마다 과격 투쟁으로 일관해도 괜찮은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산별노조의 파업과는 별도로 양대 노총이 20일 ‘김대환 노동부 장관 퇴진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니 근로자 복지를 위한 노동운동인지 개각을 위한 노동운동인지 구분이 가지않을 정도다. 사측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향적인 협상으로 파국을 막는데 노력해야겠지만 노동계도 더 이상 일부 대기업 근로자만을 위한 이기주의적 투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항공사와 병원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하투는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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