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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대선때 최소150억 제공
입력2003-10-09 00:00:00
수정
2003.10.09 00:00:00
이태규 기자
SK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 검사장)는 8일 SK그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최소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통합신당 이상수(李相洙ㆍ57) 의원과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崔燉雄ㆍ68) 의원에게 약 70억원씩이 제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의원은 14일, 최 의원은 10일 출두토록 통보했다.
검찰은 또 최도술(崔導術ㆍ56)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선 이후 SK에서 10억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를 잡고 13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안대희 검사장은 “3명은 대선자금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수사는 개인비리 차원이 아닌,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치권과 재계의 불투명한 금전거래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이 받은 돈 중 일부를 영수증 처리하지 않고 개인용도로 유용했거나, 추가로 수억원의 대가성 있는 돈을 받은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이 의원과 달리 최 의원을 출국금지한데 대해 “죄질이 다르다”고 밝혀 최 의원의 추가 금품수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을 소환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최도술씨가 시중은행 간부 출신 사업가의 중개로 SK에서 거액을 수수한 사실을 최씨의 금융계좌 추적과 부산 출장조사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혀, 최씨를 구속 수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최씨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당시 문재인(文在寅) 청와대 민정수석이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부산선대본부에서 회계책임자로 활동했다. 안 검사장은 “최씨가 받은 돈은 당선 축하금이 아니며, SK도 최씨를 보고 돈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을 주도한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은 물론 최태원(崔泰源) SK㈜ 회장도 필요시 참고인으로 소환해 정치자금 조성 및 제공 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권노갑(權盧甲ㆍ구속) 전 민주당 고문이 2000년 4ㆍ13 총선 때 기업인 2명에게 빌렸다는 100억원과 관련,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 김옥두(金玉斗)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태규기자, 노원명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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