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이 수주확대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하락장 속에서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발 악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내리막을 걸었지만 수주확대에 따른 '실적호전' 가능성이 모든 악재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조선업종은 대부분의 종목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하락장에서 지수를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지난 5거래일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삼성중공업은 이날 2.4%(550원) 오른 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각각 3거래일간 약세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3.04%)과 현대미포조선(5.58%) 등도 3%가 넘는 상승폭을 보이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나섰다. 이외에 STX조선해양(0.88%), 대우조선해양(0.81%) 등도 다른 종목들의 강세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조선주들의 주가를 이끈 직접적인 원인은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수주 소식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9척 등 17억달러 규모의 대량 수주를 따냈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중공업이 2년 만에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지난 2년 동안 삼성중공업은 벌크선ㆍ유조선 등에 대한 수주만 있었고 컨테이너선에 대한 것은 없다가 이번에 수주를 하게 된 것이다. 특히 1TEU(20피트컨테이너)당 선가가 1만3,000달러로 이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의 경기둔화'라는 악재보다는 선박관련 경기회복과 선가상승에 따른 실적호전 기대감에 무게중심이 두어졌다는 평가다. 또 STX조선해양의 수주 가능성에 대한 소식까지 겹치면서 조선주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으는 요소가 됐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주가 나왔다는 것은 실물경기가 회복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호전 기대감이 중국발 악재의 영향을 줄이면서 조선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호전에 대한 강조는 다시 조선업종의 저가 매수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들이 자동차 등을 매도하면서 대체할 만한 투자 대상을 찾고 있었는데 조선주가 그에 대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수주와 실적호전에 가격도 저렴하다는 이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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