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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렇게 살리자”/각계 전문가 긴급처방/그룹 인터뷰

◎“정경분리 엄격히 해야”/단기처방 지양… 기본틀 바로잡도록25일 김영삼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남은 임기동안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적극 환영하며 앞으로 전개될 경제살리기의 바람직한 내용에 대해 다채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학계 재계 중소기업대표 금융계등 각계 전문가 10명이 밝히는 「경제살리기」의 세부실천 방향에 대한 각론을 모아 정리한다(가나다순).<편집자주> ▲박종규 바른경제동인회 이사장=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단기처방은 일단 지양해야 한다. 당장의 부양책은 약효를 발휘하기 어렵다. 최근의 경기침체는 낙후된 기술수준과 정치, 경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되어 나타난 심각한 징후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나라정치와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실물경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정경유착과 권력부패, 비리등으로 얼룩진 나라는 결코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30년이상 비정상적으로 흘러온 궤도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 정치는 정치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또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내부합리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기업내부합리화는 투명한 회계와 세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뒷돈이 오갈 수 있는 구멍이 많은 세법은 고쳐놓고 비리와 담합을 일삼는 기업들에는 정부입찰 참여를 금지시키는 등 기업활동이 정상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은행도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온통 잘못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10년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꾸준히 구조개선에 나선다면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 본다. ◎“노사 발전계기 마련을”/노동법 재개정 입씨름 조속 마무리 ▲박훤구 한국노동연구원장=노동측면에서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첫째, 정치권은 노동관계법 개정을 둘러싼 파장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상호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노사관계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노사간의 타협과 양보로 금년도 임금협상을 조기 마무리하고 노사가 경제살리기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셋째,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참여와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노사관계를 형성해 노사가 열린마음으로 대화하고 신뢰하며 노사공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업장 노사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경영계는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근로자의 고용불안심리를 해소하고 근로자가 맡은 바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노동계도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경제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끝으로 정부는 물가안정과 합리적인 고용안정대책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보장해야 한다. ◎“중기지원 지속적으로”/투자의욕 고취·창업여건 조성 함께 ▲서상녹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오늘 있었던 대통령의 시국담화중 경제살리기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개선을 통한 경쟁력 회복이다. 이를 위해 노사간의 대화합을 통한 산업현장의 활기회복이 시급함을 강조하면서 특히 노동관계법 개정의 원만한 해결을 염원하고 있다. 둘째는 현 경제상황의 위축을 회복하기 위해 투자의욕 고취 및 창업여건 조성을 들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영세상공인에 대한 지원, 근로자 고용안정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우리의 현 경제상황을 잘 파악한, 시의 적절한 방향설정이라고 본다. 지난해 연말이후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노사간 갈등은 그야말로 원만한 협의를 거쳐 노는 일할 맛 나고 사는 시장개척및 왕성한 투자의욕이 솟아나도록 해야 한다. 노사 쌍방은 자기 입장고수에서 한발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비용 저효율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당장 해결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정부는 꾸준히 기업하기 좋은 거시경제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과거 미미했던 사회간접자본의 투자확충도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이와함께 시장경제체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창업의 활성화도 꾀해야 할 것이다. ◎“정치·사회안정 급선무”/어수선한 분위기 수습부터 시작을 ▲손병두 전경련상근부회장=경제살리기는 무엇 보다도 최근 어수선해진 사회·정치적 분위기를 빨리 수습하고 안정시키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경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부진과 파업, 한보사태 등으로 인해 기업인들이 의욕을 잃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기위해서는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경제쪽으로 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 보다도 근로자와 기업, 국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하면 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히 약화된 기업의 의욕을 살리는 것은 무엇 보다도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또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노동법은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임금과 금리안정 등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함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높여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일도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환률 탄력적 운용 절실”/원화 대엔 강세 경쟁력 떨어뜨린다 ▲심근섭 대우증권 조사연구센터 전무=최근 국내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진 것은 사실이다. 기업들은 수출을 해도 채산이 안맞아서 이익 내기가 어려워졌고 그 결과 국제수지가 예상외로 나빠졌다. 경상수지 적자가 GNP의 5%에 근접할 만큼 상황이 악화됐다. 국내 경제가 이같이 어려워진 것은 국제 경제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탈냉전 이후 각국의 경제개방과 규제완화가 예상외로 빨라져서 개별기업들이 적응하기 힘들어진 데다가 일본 엔화가 2년만에 55%나 평가절하돼 한국 중화학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는 지탄받을 행동을 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잘못은 원화환율의 경직적 운용이다. 원화환율은 엔화에 비해 최고 26%나 평가절상됐다. 일본보다 품질이나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 상황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앞으로 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정부는 되도록 직간접적인 규제를 줄여야만 한다. 또 재정통화나 환율같은 거시 경제 정책변수들을 더욱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기업인 의욕회복 시급”/금리 안정·규제완화 등 적극 처방도 ▲신승교 LG건설사장=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살리기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경제인의 한사람으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었으면 하는 것이 경제계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파업, 한보사태로 땅에 떨어진 기업과 기업인의 의욕을 되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금리를 안정화시켜 기업의 투자의욕을 되살리는 방안도 우선적으로 고려되야 한다. 또한 우리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처방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 특히 기업의 해외진출에 따른 규제의 완화는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이와함께 경제인들도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환경속에서 정부와 발맞추어 국제경쟁력 상승의 전환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금융 장단기 대책 필요”/범국민 ‘경제 살리기’ 캠페인 벌일때 ▲양수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노사관계안정과 임금안정이므로 노동법 개정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한보사태에 대해서는 정치적·행정적인 책임만 물을 것이 아니라 한보철강의 타산성등 좀더 객관적인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함께 금융개혁위원회 등에서 우리 금융시장의 근본문제에 대한 장단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상황에서 단기적인 경제운영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지표관리보다는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말의 대선 등에 얽매이지 말고 중기적인 경제정책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방관자적인 자세에서, 남의 탓만 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모두가 경제활력 회복의 주체가 되는 범국민적인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함께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안정위주 거시 정책을”/‘고통 감수’… 적정수준 총수요 관리 ▲이강남 한은 조사1부장=금년중 우리 경제는 성장세가 더욱 낮아지는 가운데 큰 폭의 국제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도성장 과정에서 배태된 「고비용·저효율」의 생산구조, 노동시장 등 생산요소시장의 경직성, 재무구조의 취약성에 기인한 개별기업의 경기대응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점이 경기하강 과정에서 표면화, 산업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된데 기인하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과 같은 대증요법보다는 경제원리에 입각해 국제수지를 개선하고 물가안정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안정우선의 거시경제정책 운영의 틀을 확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거시정책에 있어서는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적정수준에서의 총수요 관리가 긴요하다. 또 경제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시장메커니즘의 원활한 작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광범위하게 철폐해 기업가들의 「경제하려는 의욕」을 북돋워주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고 노사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임금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정책 실천이 중요”/물가불안·국제수지 긴축으로 해결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거시경제 정책면에서 특별히 새로운 대책이 있을 수 없다. 지난번 경쟁력 10% 높이기때 대부분 구체적인 방안들이 다 나왔다. 문제는 정책당국의 실천의지에 달려있다. 앞으로 어떤 실천방안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경제체질이 약한데 있다. 여기에 이번 한보사태 등으로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에 불신의 골이 깊어져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하루빨리 서로의 불신을 깨는 게 중요하다. 경제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부가 제시한 각종 조치들을 어떻게 실천하는가가 중요하다. 또 신용부재등 불신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풍부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금융완화로 인한 물가불안이나 국제수지 문제는 재정긴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솔선해서 각종 경비를 줄이고 일부 사회간접자본(SOC)투자사업의 계획을 조정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말보다 제도 개선부터”/기업도 전문화·경쟁력 강화 전념 ▲허진석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회장=기업과 국민이 실감하는 규제완화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중소기업지원책이 피부에 와닿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정책이 말만 있고 실제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책이 시행돼 결과가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 기업도 이제는 구태를 벗어야 한다. 한보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로부터 특혜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스스로 전문화에 나서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전념해야 한다. 사실 한보사태는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사건이 아니었다. 문제는 한보에 대한 특혜금융 때문에 전체 경제계가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기업인들도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국민들도 달라져야 한다. 비싼 외국여행, 사치성 소비재 수입등 과소비를 자제하고 새롭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고 다시한번 근면성실의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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