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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하지말고 '애마' 제값 받고 파세요"

대기업들 중고차 매입서비스 속속 진출

AJ셀카·오토옥션·오토벨 등 신뢰성 무기로 점유율 높여가

속는 일 없이 높은가격 판매에 무료진단·가격보상제 등 장점

현대글로비스모델이 중고차 매입 서비스 ''오토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글로비스


새 차 구매를 계획 중인 회사원 김철중(30)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새로 구입하려는 차종은 결정했지만 기존에 타던 차를 어떻게 처분해야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다. 지인에게 넘겨주자니 조건이 맞지 않았고, 무턱대고 중고차 매매단지에 찾아가 딜러에게 팔자니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팔게 될까 걱정스러웠다. 고민 끝에 김씨는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매입 서비스 '오토벨'을 이용해 차를 팔았다. 자신이 산정했던 가격 보다 비싸게 팔아 기분이 좋아진 그는 퇴근길에 차값의 일부로 아내에게 줄 선물을 샀다.

중고차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정보 비대칭으로 이른바 '레몬 시장'으로 불리는 중고차 매매 시장에 '신뢰성'을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2013년 7월 AJ렌터카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AJ셀카'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KT렌탈이 '오토옥션'을, 11월과 12월에는 현대글로비스와 SK엔카가 각각 오토벨과 '유레카'라는 브랜드로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대기업들이 중고차 매입 서비스에 나서는 이유는 중고 자동차 경매를 위한 물량 확보를 위해서다. 중고 자동차 경매 시장은 국내에서 얼마 남지 않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80만대이던 연간 중고차 거래 대수는 지난해에는 380만대로 4년 만에 35.7% 늘었지만 이 중 경매시장을 통한 거래비중은 3.2%에 불과하다. 중고차 거래의 대부분은 개인 간 거래나 중고차 딜러를 통해 중고차량을 사고팔고 있는 형태로 이뤄진다. 일본의 자동차 경매 거래가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내 중고차 경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고차 매입 서비스에 뛰어드는 대기업들은 각자의 장점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탁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01년부터 자동차 경매장을 운영해오다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다인 3개의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오토벨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만큼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알음알음 이뤄지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한 중고차 시세 하락을 막고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



렌터카 업계 1·2위인 KT렌탈과 AJ렌터카는 노후화된 기존 렌터카 차량을 처분하기 위해 자동차 경매 시장에 합류했다. KT렌탈 관계자는 "고객들이 3~4년 간 리스한 차를 판매하기 위해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또 차량 리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자기 차량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경매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SK 역시 중고차 진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입·경매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개인 판매자와 딜러들도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보고 있다. 개인 판매자 입장에서는 중고차 딜러에게 속아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차를 팔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인 판매자들이 기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차를 판매할 수 있고, 판매하지 않는 경우에도 무료로 차량 진단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KT렌탈은 지난해 고객의 판매 희망 가격과 자사가 산정한 매입가가 다를 경우 경매 출품의 기회를 제공하고 유찰 시에는 기존 매입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해주는 '중고차 판매가격 최저가 보상제'도 시행 중이다. 딜러 입장에서도 매주 열리는 경매 시장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 중고차 매입 서비스는 판매자와 구매자, 딜러 모두가 만족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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