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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7년만에 일본행… 역사인식 언급할까

"전후 70주년에 방일 우연 아냐"

우크라·테러 사태 등 협력 논의

동아시아 외교궤도 수정 나서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지난 2008년 이후 7년간 발길이 뜸했던 메르켈 총리가 전후 70주년을 맞은 올해를 일본 방문시점으로 선택한 배경과 함께 역사인식과 경제정책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상반되는 길을 걷는 메르켈 총리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일본과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 주목된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9일 도쿄 강연에 이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문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그가 오는 6월 독일 엘마우 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리스 문제, 테러 사태 등에 관해 일본의 협력을 구하고 일본과 유럽 간 연대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2005년 취임 이후 대아시아 관계에서 중국에 편중되는 외교정책을 펴온 메르켈 총리가 이번 방일을 계기로 아시아 외교를 재정립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8일 "중국 편중 외교의 리스크를 우려한 메르켈 총리가 동아시아 외교의 궤도수정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이번 방일은 외교안보와 경제 분야서 양국 간 관계 강화가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총 일곱 차례나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일본과는 거리를 둬왔다. 독일 정부는 "일본은 정권교체가 많아 공식 방문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웠다"고 공식 해명했지만 탄탄한 정권기반을 확립한 아베 정권 들어 오히려 엇박자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테러와의 전쟁이나 대러시아 관계 등에서는 일본과 독일이 이해를 공유한다"면서도 "역사인식은 물론 재정확대와 금융완화를 주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와 재정흑자를 사수하는 독일의 경제정책은 생각을 크게 달리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이번 방일을 계기로 정상들 간의 서먹한 관계를 개선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독일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메르켈 총리는 처음에 어색했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도 서로 이해하는 사이가 됐다"며 "아베 총리와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목을 잡는 것은 과거사 문제다. 전쟁의 역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죄하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아베 총리는 같은 패전국 정상이면서도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종군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등 상이한 역사인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양국 정상 사이에 거리감이 있는 배경은 아베 정권의 '우경화' 우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일 일정 중 메르켈 총리가 강연이나 정상회담 자리에서 역사인식 문제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독일 정부 소식통이 "역사인식이 정상회담의 의제가 된다"고 발언했다고 8일 보도했다. 독일 싱크탱크의 한 관계자는 이 신문에 "메르켈 총리가 상징적인 전후 70주년을 방일 시기로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다만 양국의 과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으며 우선은 에너지와 인구감소 등 양국에 공통되는 문제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방일은 G7 정상회의 물밑작업과 전후 70년을 맞아 평화국가로서의 국제사회 공헌을 함께 어필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일본의 체면을 구길 만큼 수위 높은 발언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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