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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혁명] 업종간 희비 쌍곡선
입력2003-08-27 00:00:00
수정
2003.08.27 00:00:00
박상영 기자
■ 인터넷경매 택배업체 `뜨고`
`인터넷 기업`과 `굴뚝 기업`의 가장 이상적인 궁합으로 평가 받는 것이 바로 인터넷 경매업체와 택배 회사다.
언뜻 보면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업종이 밀어주고 끌어주는 `공생`의 관계로까지 발전한 것은 택배의 배달망이 없이는 개인 대 개인의 전자상거래를 중개하는 인터넷 경매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터넷 경매는 불특정 다수가 접속해 서로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는 인터넷의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 경매 전문기업인 `옥션`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 270억원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3%, 순익은 무려 1,535%나 급증했다. 이처럼 경매산업이 발전하자 전자 상거래업체들은 인터넷 쇼핑몰과 경매를 결합시키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역경매와 공동구매 등의 각종 경매방식을 결합한 사업 아이템들이 개발됐다. 특히 인터넷 경매는 불황일수록 조금이라도 싸게 물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층이 두터워 경기에 상관없이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인터넷 경매 회사와 홈쇼핑 등 무점포 유통채널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택배 산업의 고속 성장을 일궈냈다. 홈쇼핑과 전자상거래가 자리잡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택배산업은 연 30%이상 쑥쑥 커나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약 1조2,000억원. 하루 평균 약 100만 박스, 연간 약 3억5,000만 박스를 전국 각지로 실어 날랐다. 그러나 이 같은 택배시장 규모는 아직 일본의 12%에 불과하다. 여전히 성장성도 높아 앞으로 4~5년간은 연평균 20~30%의 성장을 지속, 오는 2008년에는 3조원 이상의 거대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산업의 성장은 `결제 인프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물류 인프라`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결제는 이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섰는데, 현물의 유통은 그 속도가 크게 뒤지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아날로그형 물류 시스템`인 택배가 각광받게 됐다는 얘기다.
남혜진 키움닷컴 애널리스트는 “택배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미 우리나라는 전국이 1일 배달권으로 자리잡았다”며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한 가장 직접적인 수혜업종이 택배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음반ㆍ서점ㆍ사채시장 `지고`
전자결제의 발달이 모든 산업에 고루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 산업의 성장과 함께 음반ㆍ서적 등 전통적인 문화 컨텐츠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기업간 전자결제의 활성화와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으로 사채(私債)시장도 크게 축소되는 등 `대면(對面)거래`에 주로 의존했던 전통 업종들은 결제혁명의 뒤안길로 쓸쓸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터넷 컨텐츠의 양적 팽창과 전자결제를 통한 컨텐츠 서비스 수요의 급신장으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음반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음반산업은 지난 2000년 시장규모 4,100억원을 정점으로 2001년 3,700억원, 2002년 2,800억원에 이어 올해에는 2,000억원 수준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음반시장의 침체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음반의 불법복제와 음악 전문 사이트를 이용해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원인이다. 특히 일부 음악전문 사이트의 경우 인터넷 광고수입을 토대로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음반산업의 침체를 부채질 하고 있다.
서점 역시 결제혁명의 피해자다. 온라인 서점들이 유통마진을 줄여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은 지난 2001년 20%가까이 급감하기도 햇다. 이후 오프라인 서점들이 도서 정가제 등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지만 여전히 온라인 서점은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전자결제의 발달과 함께 필연적으로 쇠락할 수 밖에 없는 분야가 바로 사채시장이다.
어음이 기업간 결제의 핵심 수단이었고 서민들의 급전 대출 창구가 없던 90년대 중반까지 사채시장은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들 까지 전자 결제가 일반화되고 기업 전용 전자지불서비스 마저 등장하자 사채시장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또 서민들이 급전대출 창구로 과거 연 100%이상의 이율을 물어야 했던 사채시장을 떠나 20%대 초반의 이율로 돈을 쓸 수 있는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로 옮겨가면서 사채시장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한 때 `다방` 만큼이나 많았던 `전당포`가 거의 사라진 것도 같은 배경이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 사채시장에서의 기업어음 할인은 외환위기 이전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신용이 괜찮은 업체의 어음은 아예 사채시장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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