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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원선 복원과 한반도 경제

경원선 남한 구간 확장 개통… 유라시아 연결고리 역할 기대

나진항 포함 복합물류체계 구축… 한반도 경제성장 청사진 그릴때


1970년대 초반 우리나라가 외국 원조자금을 기반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원조자금 지원국들은 우리나라에 많은 의구심과 이의를 제기했다. 당장 급한 생필품 관련 경공업과 국민의 생활지원에 자금을 사용하지 않고 국토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와 중공업단지를 만든다는 우리 정부의 계획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인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경제 성장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는 고속도로, 항만, 공항, 철도 등 물류인프라가 기여한 바가 크다.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지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필요하면서도 시간과 자본이 크게 소요되는 것은 물류인프라다. 물류인프라는 국가의 국운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중국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물류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원선 남한 구간이 확장돼 개통한다. 전 구간이 아니라 기존 철원 이북의 일부 구간을 확장하는 수준이지만 이 시작은 우리 한반도 경제 통합을 위한 첫 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북한을 연결하는 물류축은 크게 황해를 따라 올라가는 서축, 동해를 따라 올라가는 동축이 있다. 이 두 축은 모두 서울에서 모이고 다시 갈라지도록 구상돼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대각선으로 연결했던 경부고속도로처럼 서울에서 원산을 대각선으로 연결해서 다시 북쪽으로 청진, 나진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 철도의 의미는 한반도 경제통합과 경제성장에 큰 디딤돌이 될 뿐만 아니라 청진과 나진을 통해 한반도가 유라시아로 연결되는 북방물류시장의 연결고리를 남쪽에서부터 만들어 나가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남한의 철도는 청진을 통해 중국 연길, 길림, 장춘을 통해 몽골로 연결될 수 있고 나진항을 통해 중국 길림성은 물론 러시아 핫산과 연결돼 블라디보스톡까지 일사천리로 달리 수 있는 물류네트워크를 만들기 때문이다.

물류는 철도ㆍ도로 만으로는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원선이 청진항과 나진항을 연결해 나가면서 해상으로 연결된 항만으로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해 전세계 화물들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화물을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를 통해 조달하며 이루어 왔던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고 나아가 중국 동북3성과 러시아 극동을 연결해 나가는 한반도 경제성장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곳은 중국의 동북 3성이다. 2014년 기준 중국 GDP의 10%와 인구의 8%를 차지하는 거대 중요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해상물류네트워크 확보가 곤란해 그 발전이 지연되고 있는 곳이다. 이중 길림성과 흑룡강성은 동해로의 진출을 위해 오매불망 나진항과의 연결을 희망하고 있다. 과거 중국 길림성에서 나진항 1, 2호 부두 확보와 관련한 여러 가지 투자 관련 뉴스가 보도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나진항 운영권을 확보한다면 마음껏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원선의 시작은 나진항의 가치를 더욱 배가시켜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당장 가시적인 수익 창출은 없겠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여 통일 기반이 되는 한반도 물류네트워크를 해상과 육상에서 동시에 구축해 우리 민족이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부국이 될 수 있는 그날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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