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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한 말을 쓰고 인상 쓰는 것보다 가만히, 조용히 얘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요. 싸우는 게 훨씬 쉽습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5일 국회 출입기자들과 고별 오찬을 함께하면서 "나를 보고 '온건파'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싸움의 방법을 달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쟁 대신 원내에서 여야가 협상을 통해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의회주의자다. 지난해 10월 박영선 원내대표의 뒤를 이어 새정연 원내사령탑에 오른 우 원내대표는 7일 후임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다.
7개월간 새정연의 원내 활동을 이끈 우 원내대표는 12년 만의 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 세월호특별법·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등 굵직한 과제들의 타결을 이끌어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에는 온건한 성품 때문에 '공격력이 약하다'는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대화를 앞세운 협력의 리더십으로 이 같은 우려를 씻어냈다. 우 원내대표가 강조해온 '약속·신뢰의 정치' 속에서 쟁정만을 반복한다는 의회의 부정적 평가도 상당히 개선됐다. 여당과의 소통을 중시하면서 취임 후 지금까지 여야 원내대표가 의사일정 협의를 하는 공개 주례회동만도 25차례 넘게 진행했다. 재보선 직전까지 계속됐던 새정연의 지지율 상승세도 우 원내대표가 만든 새로운 의회 문화의 영향이 미쳤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진흙탕 같은 정치현실 속에서 물들지 않고 연꽃처럼 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협상을 강조하다 보니 종종 여당의 주장에 끌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후보자 시절, 인준 반대 여론이 높던 그를 만나 눈물을 흘렸던 일에 대해 '야당 원내대표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 원내대표가 이루지 못한 마지막 목표는 개헌이다. 국회 내 대표적 개헌론자 중 한 명인 우 원내대표는 끝내 국회 개헌특위 구성만은 이루지 못하고 후임자에게 공을 넘기게 됐다. 이에 대해 협상 파트너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지속적으로 개헌특위를 주장했는데 여러 이유로 냉담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송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자리를 물러나도 개헌 논의를 올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그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개헌 논의조차 못하는 나라가 말이 되느냐"며 "이것이 역설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7일 새롭게 선출되는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는 경선 주자들은 동료 의원들과 1대1로 접촉하면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는 4선의 이종걸 의원을 비롯해 김동철·설훈·조정식·최재성 의원(이상 3선)이 경쟁하고 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의원들이 다들 지역구에 가 있어 의원들을 만나려 지역구를 다 돌아야 한다"며 "30분씩 시간을 쪼개 의원들과 대면하면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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