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줄어들지 않는 거리 제4보(32~62) ‘이창호 이기는 법’의 발설자인 김만수5단은 최근 비평가적 소양을 자주 보여주었는데 이 바둑이 있던 날은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고 있었다. “창호형의 패배가 벌써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최철한의 호조를 극찬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 김만수. 흑33으로 엄습한 장면에서 한 말이었다. 여기서부터 흑은 형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 양상은 속력이 똑같은 자동차의 경주와도 같았다. 10미터를 앞선 차가 계속적으로 그 거리를 유지하면서 질주하는 격이었다. 놀랍게도 그 거리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검토실의 관심은 우상귀를 언제 흑이 한 수 더 들여 장악하느냐였다. 그러나 최철한은 그것을 서두르지 않았고 결국 이창호가 먼저 50으로 살게 되었다. 62는 대세의 요처. 이 수로 가에 몰고 싶지만 흑이 나로 버티면 백은 다로 굴복해야 하는 자리이므로 몰 수가 없다. 백50으로 일단 라에 받아두는 것이 낫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검토실에서 잠깐 제기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참고도의 흑4까지를 가정할 때 역시 백의 고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1-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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