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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당' 만들어 권력지형 흔들기?

"보수 혁신 아이콘 되겠다" 김무성 발언 속내는

청와대와 수평적 관계 구축… 인사·공천권 직접행사 의지

보수세력 결집 작업도 병행


김무성 신임 새누리당 대표가 연일 '새누리당이 보수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주창하고 있어 그 방향과 추진전략, 목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표가 2017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혁신은 여권 내 역학관계와 여야관계의 재설정뿐만 아니라 청와대·정부의 혁신, 국정운영의 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은 인사·공천혁신, 당청관계와 여야관계의 정상화, 보수 가치 재정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민주정당을 강조함으로써 친박근혜계 위주로 당이 운영되며 일부에서 "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냐"는 비아냥을 들었던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당청 간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김 대표 간 충돌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전날 김 대표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협조를 다짐했지만 김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김 실장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통령과 좀 더 가까운 사람들이 '이제 우리보다 당신들이 대통령을 위해 일해달라'고 자리를 비켜주는 게 오히려 미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정당에 담긴 또 다른 함의는 2016년 4월 총선에서 김 대표가 전권을 쥐고 공천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자신이 당했던 공천학살이라는 말을 피하기 위해 상향식 공천을 내세운다. 하지만 여야 지지자 간 역선택을 막기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 관련 법이 통과돼야 한다. 여야는 그동안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 각론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김 대표가 2016년 20대 총선 공천권을 완전히 행사해 김무성당으로 바꾼 뒤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친박계로서는 김 대표 체제를 흔들어서 견제와 균형을 꾀하고 싶겠지만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총선 1년 전부터는 재보선이 금지돼 통상 재보선 책임을 지고 지도부 퇴진이 이뤄졌던 관례를 요구하기도 힘들다. 비록 15곳에서 치러지는 7·30 재보선이 2주도 안 남았지만 현재로서는 여야 무승부가 예상되는데다 설령 여당이 패배해도 김 대표의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들께서 모두 듣기 싫어 하는 친박근혜, 비박근혜 이런 것들은 이제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친박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김 대표는 7·30 재보선 뒤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전략기획본부장·홍보기획본부장·대변인 등 핵심 당직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다. 여당이 김무성당으로 바뀌는 것이다. 최근 당 쇄신을 위해 설립된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는 전당대회와 총선 출마자들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사검증위원회의 검증을 통과한 뒤에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당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새바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바위 활동에 힘을 실어달라'고 지도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보수 역사관 재정립 등 보수의 가치를 내세우며 보수표 결집도 지속적으로 시도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새누리당 근현대사 역사교실'을 운영하며 교학사 교과서 옹호에 나서 야당의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경제 가치 측면에서 '경제활성화'를 강조해왔으나 앞으로는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를 병행 추진하며 서민의 호응도 끌어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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