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정장풍 캐주얼) 1위 브랜드인 ‘빈폴’의 컴퍼니장을 전격 교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지난 18일 일부 인사를 단행해 빈폴컴퍼니장에 올 초 영입한 박창근 캐주얼사업부 전무를 임명했다. 정기 인사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인사는 극히 이례적인 조치. 업계에서는 거침없이 질주하던 빈폴의 성장세가 올들어 주춤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위해 빈폴 책임자를 교체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는 것. 빈폴은 골프, 액세서리, 데님 라인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전년 대비 약 5~6% 가량 늘어난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19%의 신장율에 비해 매출 성장세가 크게 꺾이면서 경쟁 브랜드인 ‘폴로’와의 격차가 상당부분 줄어들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남ㆍ여성복의 신장율이 크게 둔화됐다. 트래디셔널캐주얼의 핵심 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ㆍ여성복 부문에서 빈폴은 지난 9월까지 백화점별로 전년 대비 소폭 신장하는데 그치거나 오히려 역신장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 브랜드인 폴로는 남성복의 경우 롯데백화점에서 전년 대비 10.3% 성장하고 신세계 23%, 현대 3.3% 증가하는 등 빈폴을 맹추격하고 있다. 또 폴로 외에 ‘헤지스’, ‘타미 힐피거’ 등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빈폴의 입지를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 물론 제일모직 측은 이에 대해 “빈폴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회사의 다른 복종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 전무의 전력을 감안해 빈폴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무는 질레트 한국ㆍ싱가포르 지사장과 리바이스코리아ㆍ리바이스재팬 사장 등을 거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2005년 말 중국에 진출한 빈폴의 중국 매장수가 2년이 넘도록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박 전무 임명을 계기로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제일모직 측도 “철저하게 고급화 전략을 취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살피고 있는 상태”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빈폴 총괄책임자를 5년여만에 전격 교체한 것은 어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라며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1위 브랜드인 빈폴의 전략 변화는 관련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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