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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장헬기 개발 순항할까

■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방사청 - KAI 기술협상 타결했지만 시장성 의문… 4조 예산확보 난제

오는 2022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본격 개발에 들어간 국산 소형 전투 헬기의 원형인 에어버스헬리콥터스사의 EC-155B1기.

지연을 거듭해온 소형 무장 헬기 사업이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민군(民軍) 겸용 소형 헬기 개발사업과 관련한 기술협상을 지난 15일 타결했다. 불과 보름 전까지 당국과 업체 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사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으나 막판에 업체의 양보로 사업이 극적으로 회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방사청과 우선협상 대상 업체인 KAI는 10여개월에 걸쳐 20여회의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가장 큰 이견은 양산 대수 보장과 국산화 비율. 양쪽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렸으나 KAI의 기술제휴선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H)가 상당 부분 양보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1차 난관을 벗어난 이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까. 당장 조건을 구체화하고 가격을 정하는 협상을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마칠 예정이나 업체와 기술제휴선이 원하는 가격이 정부의 예산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군 공동 사업인 이 프로젝트의 예산은 모두 1조6,426억원. 방사청이 주관하는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에 6,926억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민수용 헬기(LCH) 개발에는 9,500억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금액 자체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적은 수준인데다 민수용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 정부 당국이나 사업자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잠복 변수가 깔려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기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KAI는 AH의 기존 소형 헬기 모델인 EC-155B1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민수용을 먼저 개발하고 여기에 무장·사격통제 장치를 탑재한 LAH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형 무장헬기는 8㎞ 떨어진 적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20㎜ 기관포 등으로 무장하게 된다.

군은 소형 무장헬기 214대를 생산해 노후화한 500MD 공격헬기와 UH-1H 헬기를 오는 2022년부터 연차적으로 전량 교체할 계획이나 관건은 전 단계인 민수용 헬기 사업의 성공 여부. 동급이거나 약간 큰 고급 사양의 기종들이 이미 많이 출시돼 시장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민수용이 타격받을 경우 산업부의 분담금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자칫 군용 소형 무장 헬기의 생산 코스트 자체가 높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형 무장 헬기에 장착될 각종 무장을 합치면 약 4조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예산과의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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