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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주의가 결국 부실 검증 초래… 박근혜스타일 변화 오나

[김용준 총리 후보 사퇴] ■ '밀봉인사' 무엇이 문제<br>"보안 인선 필요하지만 최소한 협의과정 거쳐야"

불 꺼진 자택… 29일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무악동 자택 앞에는 밤 늦게까지 김 후보자의 입장을 들으려는 각 언론사 취재진으로 붐볐다. 이날 김 후보자는 아파트 불을 끈 채 끝내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인기기자

지난 24일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선이 '깜짝' 발표됐을 때만 하더라도 여야는 물론 언론에서도 큰 결격사유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논란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줄줄이 불거지면서 "검증을 한 것이 맞기는 하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곧이어 지명 5일 만인 29일, 김 후보자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선인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밀봉 인사=김 후보자의 사퇴로 박 당선인 외에는 인선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이 없는 '밀봉 인사'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안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 탓에 인선 내용이 언론에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수위와 새누리당 관계자들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유지됐다.

김 후보자가 지명됐을 당시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도 직전에 인선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회를 본 조윤선 대변인 당선인은 언제 알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보다 30초 먼저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 사퇴 역시 막상 인수위원들은 미처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훈 행정실장은 사퇴 브리핑 이후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브리핑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청탁과 관련된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최대한 조용히 인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협의 과정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공식 검증도, 언론 검증도 없어 부실=밀봉 인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부실한 검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국세청 등 정부 사정기관의 전문 검증을 거치지 않는데다 언론의 사전 검증도 불가능해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하는 사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



김 후보자 인선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인사 검증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동산 투기 논란과 두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은 검증 과정에서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총리 후보 발표 이후에야 총리실에서 뒤늦게 관련 서류를 준비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사퇴 직후 논평에서 "검증을 소홀하게 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박 당선인이 직접 국민들 앞에 이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경제부총리와 20여명의 장관급 인선, 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 참모진 인선 역시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통상 3~4배수의 후보군에 대한 검증 후에 최종 후보자 지명이 이뤄지는데 100여명 이상의 후보군을 당선인의 소수 측근이 모두 검증한다면 부실한 검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르면 이번주 말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요청서를 제출해 다음달 설 연휴(9~11일) 전후로 인사청문회가 이뤄질 것이라는 국회의 스케줄은 총리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뒤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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