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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처럼 미국에 투자하세요" 오바마의 호소

■ 미 2013 투자서밋<br>제조업 쇠락 위기에 자존심 접고 케리 국무장관 등 관료 총동원<br>오스틴 공장 성공사례 극찬… 휴대폰 금수 논란 의식한 듯

"삼성전자 등 외국인 기업은 미국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확장에 40억달러를 투자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제조업 부활 등을 위해 외국인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 성공 사례로 지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DC 메리어트와드먼파크 호텔에서 열린 '선택 미국 2013 투자 서밋(SelectUSA 2013 Investment Summit)'에서 "세계에서 미국만큼 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는 없다"며 미국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성장하는 시장으로 역사가 증명하듯 미국에 돈을 걸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밋은 미 연방정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설명회로 국내외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 투자가 등 60여개국에서 1,200여명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내수 및 수출 시장 측면에서 각종 제조업체에 최고의 '선택 목적지'"라며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일본 혼다 자동차, 독일 지멘스 등 3개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게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올 8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를 요청한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이달 초 삼성 구형 갤럭시S2의 수입 금지 조치는 용인하면서 '보호 무역주의'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을 외국인 투자의 모범 사례로 내세운 것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기업은 국적이 달라도 '미국 기업'으로 대우하며 최우선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관 부처를 아우르는 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고위 각료가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더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일하는 팀과 워싱턴 본부의 고위 관료 간 조정 기능이 미흡한 게 사실이었지만 앞으로는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서밋에는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제이컵 루 재무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마이크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등 고위관료와 주정부 인사들이 총동원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미국이 낮은 에너지 가격과 안정적인 노동 비용 등의 매력을 지닌 투자처라고 역설했다.

루 장관은 "미국인 근로자는 다재다능하고 생산성이 높으며 기업 경영자들은 가장 결단력 있고 혁신적"이라고 치켜세운 뒤 "송유관ㆍ항구ㆍ도로ㆍ교량 등을 통해 방대하고 역동적인 시장을 이어주는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고 미국 대학의 역량도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다. 프리츠커 장관은 지난해 미국이 유치한 FDI는 1,600억달러에 달한다며 국무부와 함께 투자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의 목적은 외국 및 미국 내 기업과 투자자를 미국 전역의 지방정부 및 경제 개발 조직과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미 연방정부가 자존심을 접고 이례적인 자리를 만든 것은 글로벌 차원의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에서 밀리면서 제조업이 쇠락하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전세계 F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37%에 달했지만 2012년 17%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 2012년 유럽연합(EU)의 점유율은 31%에서 34%로, 개발도상국은 24%에서 34%로 각각 뛰었다.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은 "주요 경제대국은 총리나 국가수반이 투자에 직접 나서는데 미국이 한 명의 시장이나 주지사로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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