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대구지원 전 부지원장 A씨는 지난 2월 대구지역 C저축은행에서 2억원을 빌린 뒤 이자를 내지 않고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지원으로 부임하기 전인 지난해 초에도 금감원 부산지원에 근무하면서 이미 퇴출된 경남 지역 B저축은행에서 수천만원을 빌렸지만 돈을 갚지 않았다.
한때 한국은행 농구선수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던 A씨는 캐나다에서 머무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돈을 부쳐주기 위해 저축은행 대출을 받기 시작하다 연체가 시작되자 다른 저축은행에서 저리대출을 다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연체가 된 상태에서 다른 저축은행에서 또다시 돈을 빌린 것은 A씨가 금감원 부지원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금융당국이 홍역을 앓던 시기여서 금감원 간부의 대출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게 저축은행업계 시각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같은 문제를 확인한 2월 해당 간부에 대해 면직이 아닌 정직처분을 내려 ‘내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씨는 3월 사표를 내고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잠적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금감원과는 e메일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상황”이라며 “A씨는 조만간 사직서 서류보완을 위해 국내로 들어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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